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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96세 노인의 운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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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시사의 창]96세 노인의 운전 사고

주차장 기둥을 들이받은 뒤 후진하다가 행인 치어 숨지게 해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96세 할아버지가 몰던 차에 30대 여성이 치어 숨졌다는 보도다. 할아버지는 기둥을 들이받은 뒤 후진하다가 이 행인을 치었다는 것. 노인이 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100살이 가까운 할아버지가 운전대를 잡은 것부터 잘못이다. 언제나 사고 위험성이 있었다고 할까. 할아버지에게 차는 흉기나 다름 없다. 80만 넘어도 운전을 하지 않는 게 좋단다. 이 할아버지도 운전에 자신 있어 했을 터. 그러나 사고는 순간이다.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몇 살까지 운전할 수 있을까”. 운전에 나이 제한은 없다. 이번 사고가 나니까 많은 의견이 올라왔다. 한 지인은 “저의 목표는 80까지. 울아버지 80까지 하셨고 장인은 83세까지 하셨습니다. 문제는 새파란 청춘인 지금 저의 운전 실력을 식구들이 못 미더위 하는 것입니다. 에구~~”. 이 분의 올해 나이는 62세.

다른 페친은 강제규정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70세부터는 적성검사를 1년마다 엄하게 해야 하고, 80부터는 면허를 강제환수 해야 합니다”. 만약 강제규정을 만들면 난리라도 날 것이다. 이제 자동차는 생활의 도구인 까닭이다. 우리나라는 대중 교통이 아주 좋은 편인데도 운전자들은 차를 몰고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도로교통공단에서는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운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안전을 위해서 좋은 취지라고 본다. 나이 들면 아무래도 집중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사고를 낸 할아버지도 후진하면서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가속페달을 밟은 것 같다. 목격자들도 그렇게 얘기한다. 할아버지 역시 당황했었다고 진술했다.

최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에는 전남 구례에서 70대 여성 운전자가 차를 몰다 가로수를 들이받아 함께 타고 있던 두 명이 숨졌다. 또 지난 10일 전남 영광에서, 지난 8일 광주에서도 각각 80대와 70대 노인이 몰던 차량이 건물로 돌진하기도 했다. 이는 보도된 사고일 뿐 더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노인 운전 문제는 우리나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 17일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교통 사고를 내면서 차가 뒤집혔다. 필립공의 나이는 98세. 고령 운전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필립공은 결국 면허증을 자진 반납했다. 고령화로 노인 교통사고가 늘면서 각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하겠다.

스스로 면허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일부 시행 중이다. 일본은 1998년부터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대중 교통 요금을 할인해 준다. 국내에서도 부산시와 서울 양천구 등 몇몇 지자체에서 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 제도를 시행한 부산에서는 면허를 반납한 사람이 5000명 정도다. 노인 면허 반납 운동을 확산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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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