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빚 얻어 기존 빚 줄이는 가계부채 ‘악순환’

공유
1

빚 얻어 기존 빚 줄이는 가계부채 ‘악순환’

[글로벌이코노믹 이정선 기자]

가계의 소득이 넉넉하면 빚이 많아도 조금씩 갚아나갈 수 있다. 그러나 소득이 별로 늘어나지 못하는 바람에 빚을 갚을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빚을 얻어서 기존 빚을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가계 빚은 쌓이고 있다.

24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계소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계의 이자비용은 24.1%나 늘었다. 이자 부담이 소득 증가율의 7배에 달했다. ‘쥐꼬리’ 소득으로는 은행 이자 물기도 급급해진 것이다.

이같이 빠듯해지면 빚을 갚기 위한 방법은 하나뿐이다. 빚을 얻을 수밖에 없다. 빚을 얻어서 기존 빚을 갚다보니,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가계신용은 1534조6000억 원으로 또 사상 최대다. 1년 만에 83조8000억 원, 5.8%가 또 증가했다.

통계청의 가구 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 수는 1975만2000가구로 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빚 1534조6000억 원을 가구 수로 나누면, 가구당 부채는 7770만 원으로 4.6%가 늘었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서민들의 소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빚이 아닐 수 없다.
이런데도 정책은 대출을 억제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다 뭐다 하면서 대출을 규제하고 있다. 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 대출까지 막으려 하고 있다.

그러면 수치로는 가계 빚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 하지만,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서민들은 다른 빚을 얻어서 기존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제도금융권이 아닌 ‘사채’다.

그렇지만 사채 이자는 은행 이자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사채에 허덕이는 서민들은 원금은커녕, 이자를 갚기 위해 또 사채를 얻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이정선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