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국내에서 살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10명 중 4명이 가정폭력 피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에 따르면 조사대상 결혼이주여성 가운데 42.1%(387명)가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 가운데 263명(68%)은 성적학대까지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응답한 피해 유형으로는 주먹질과 발길질 등 신체 폭력이 38%(147명), 심한 욕설은 81.1%(314명)다.
앞서 한국인 남편이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어린 자녀 앞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 여성이 휴대전화를 자녀의 가방 속에 넣고 촬영해 알려진 것이어서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가해 남편이 "베트남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지"라며 윽박질렀듯 한국식 생활방식을 강요한 사례는 41.3%(160명)를 차지했다.
다문화가족 상담과 지원 사업을 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결혼이주여성이 당한 가정폭력 피해는 남녀 간 권력관계, 우리나라보다 가난한 국가 출신이라는 외국인 차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며 “평등한 가족관계를 만드는 정책 개선과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원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resident5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