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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퇴출시키며 김정은에 유화 메시지 보낸 트럼프, 북미 정상 올해 안에 만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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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퇴출시키며 김정은에 유화 메시지 보낸 트럼프, 북미 정상 올해 안에 만나게 될까

트럼프, 리비아식 모델 고집한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경질
북한 상대하기 싫어한 인물 퇴출로 북미 실무협상 9월 시작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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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 회담'에 나선 김정은 북한국무회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북미 대화의 시간표를 올해 말까지로 공개적으로 천명했던 북한 측에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에서도 대북 강경파였던 존 볼턴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서 경질됐기 때문이다. 볼턴의 경질과 함께 경질 배경은 북한으로서는 쾌재를 부를만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격 경질된 볼턴을 향해 쓴소리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볼턴이 북한 비핵화 방식과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재앙"이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낸 볼턴을 경질하고, 경질 배경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 배제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좀더 들어가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참모였던 볼턴을 비난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대국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미국 최고권력자의 처방치고는 매우 이례적인 행보였다.

취재진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따라가 보자.

"리비아 모델로 카다피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자. 볼턴은 그걸로 북한과 협상하겠다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 나는 그 뒤로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말을 탓하지 않는다."
리비아는 2003년 핵 포기를 선언하고 2005년 이를 완전히 폐기했다. 하지만 6년 이후 리비아의 최고지도자 카다피는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군에 살해됐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리비아 모델을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설명한 셈이다.

눈여겨 볼 대목은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을 주장했던 볼턴을 향해 "영리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낯선 표현이 아니다.

이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볼턴을 향해 내놓았던 비난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최 부상은 북미협상이 결렬된 뒤 볼턴에게 "멍청해 보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이라는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북한의 공언대로 9월 하순쯤 양국의 실무협상이 가동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트럼프 정부의 요인 중에서도 볼턴은 북한이 경기를 낼 정도로 회피하고픈 인물이다. 강경파에다가 좀처럼 협상을 몰라, 여러 차례의 북미 대화에서 북한은 노골적으로 볼턴을 비난해 왔다. 그런 볼턴이 경질됐으니 북한으로서는 앓던 이가 빠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의 후임으로 누구로 결정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대북 강경 목소리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시간도 많지 않다.

특히 미국 대선 시간표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좀더 노력해야 한다. 적어도 상황 악화는 방지해야 한다.

지난 2016년 대선 투표를 앞두고 '김정은과 햄버거 대좌를 할 수 있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재선을 위해서는 '북핵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발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민주당 후보에 비해 우위를 확보할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퇴출된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도 향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일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