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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시대혁명’으로 구호 바뀐 홍콩의 반정부시위…‘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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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시대혁명’으로 구호 바뀐 홍콩의 반정부시위…‘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 친 중국'과 '반 중국'으로 두 동강 난 홍콩사회를 두고 '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친 중국'과 '반 중국'으로 두 동강 난 홍콩사회를 두고 '냉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 노랑과 파란색으로 구분되는 홍콩의 식당

홍콩 사회의 분단이 진행되고 있다. 발단은 연예계였다. 홍콩시위에 대해 유명배우와 아이돌이 잇달아 홍콩경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예를 들어 디즈니 영화 ‘뮬란’의 실사 판에서 주연을 맡은 여배우 류이페이(劉亦菲)가 홍콩시위에 대해 경찰지지를 표명했다. 이에 맞서 일부 누리꾼은 ‘뮬란’을 보이콧할 것을 호소했다.
류 외에도 재키 찬(成龙)과 황샤오밍(黄晓明), 리빙 등 유명 연예인이 잇달아 홍콩정부와 경찰 당국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연예인이 왜 스스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가. 일부 전문가는 중국당국은 이들의 지명도와 영향력을 이용해 여론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한편으론 소수지만, 그 반대편에 서는 연예인도 있다. 홍콩의 인기 가수에서 민주파 활동가의 데니스 호(何韻詩)는 그 중 한명이다. 그녀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2014년의 ‘우산운동’의 대의를 지지한 것도 있어서 중국 본토에서의 활동이 모두 금지되고 있다.

홍콩사회의 분단은 연예계에 머무르지 않고 각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의 ‘황청 2색 점포분포 맵’은 홍콩 각 구역별의 레스토랑 등의 상업점포를 민주파(노랑색)와 친중파(파랑색)로 구분 게재해 실시간으로 갱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민으로부터 투고된 정보를 바탕으로 분류해 랭킹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황색점포는 시위·민주화 운동지지의 포스트나 넷 투고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시위참가자에게 무료의 식사나 음료를 제공하거나, 참가자의 비호에 협력하거나 하는 것으로 평가를 얻고 있는 반면, 청색점포는 중국이나 홍콩정부·경찰지지의 입장을 표명하거나 종업원의 시위참가에 방해조치를 강구하거나 하는 것으로 ‘친중파’로 분류되고 있다.

청색점포의 경향으로서는 중국에 지점·사업 전개하고 있는 체인계열, 장사방해를 배제하겠다는 지향자, 중국본토 출신자 소유주, 좌파 좌익계열 등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 불법낙인 반정부시위 ‘혁명’으로 정당화 되나
데모의 장기화·강렬화에 의해서, 홍콩 현지의 관광업이나 소매업뿐만이 아니라, 다른 비즈니스에도 폭넓게 마이너스 영향이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관해,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달가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정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다.단지 관점을 조금 바꿔 보면, 홍콩의 소란이 만약, 이름 그대로 "혁명"이라면, 다른 경치가 보일 것이다. 혁명이 되면 불법도 폭력도 용인된다. 그것을 부정할 경우 프랑스혁명의 폭력도 민주주의의 원류도 부정될 것이다. 그러한 문맥으로 생각하면 기요틴은 혁명에 있어서의 정의로 해석된다.

위법행위는 현행 법 테두리 내의 이야기이며, 혁명은 법질서의 재건이며, 현행법 위반의 개념이 없어진다. 중국 공산당조차 당시 중화민국 법을 어겨 봉기나 폭력으로 정권을 탈취해 중화인민공화국을 건국했으므로 그 정통성이 인정된다면 기원이 되는 위법이나 폭력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실정법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혁명’이란 무엇인가. 마오쩌둥(毛澤東)응 이렇게 정의했다. “혁명이란 연석을 마련해 왁자지껄하게 식사하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도 아니고 그림그리기도 자수도 아니다. 그렇게 세련되고 우아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침착하고 우아하게 조용하고, 솔직하며, 공손하고, 조심해서는 안 된다. 혁명은 폭동이다. 어떤 계급이 다른 계급을 전복하는 폭력으로 가득 찬 강렬한 행동이다 (마오쩌둥 ‘후난농민운동에 대한 고찰보고’).

역사를 봐도 마오쩌둥의 언설은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불법이라는 의미로 보면 홍콩시위 참가자는 거의 모두 불법자이다. 우선 당국의 미 허가 시위나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위법이 된다. 다음으로 마스크 장착자는 ‘복면금지법’에 저촉되어, 이것도 위법이다. 게다가 도로점거, 공공시설 파괴, 재물훼손, 공무집행 방해, 중국국기 훼손 등...말하면 끝이 없다. 그들은 모두 체포, 기소, 투옥할 만하다. 그들의 행위는 법질서의 파괴다.

그러나 이것이 ‘혁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반복하지만 혁명은 현행 법질서의 파괴와 새로운 질서의 확립이다. 실패하면 투옥·처형되지만, 성공하면 정권을 잡는다. 이기면 관군이고 지면 적군이라는 것이다.

■ 비장감 감도는 ‘혁명선언’ 공산주의와의 대결?

이쯤 되자 홍콩당국은 시위허가를 거의 내주지 않았다. 시위를 허가하면 폭력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허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당국의 주장이지만, 이것에 대해 시민측은 정부가 시위를 허가하지 않기 때문에 위법시위의 강행이나 게릴라전적인 집회·항의활동 밖에 선택사항이 없어졌다고 주장한다.

대화가 필요하지만 대화의 길이 막혀 있다. 대화해도 논의가 되지 않으면 결론도 나지 않는다. 행정장관에게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로서는 경찰봉, 최루탄, 실탄, 체포, 재판이라고 하는 수단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시위참가자들의 퇴로를 끊고 위법행동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것은 매우 위험하다. 결국 혁명이라는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 셈이다.

시민운동에 나온 슬로건 ‘시대혁명’이라는 말이지만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 혁명이란 시대에 순응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시대를 바꾸기 위해서’인지 본질적인 의미가 다르다. 그것이 서서히 후자에게 다가가면, 사태가 심각해진다.

‘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자유냐 죽음이냐)’. 홍콩정부의 ‘복면금지법’의 제정이 홍콩 12개 대학 학생회가 10월 6일 성명을 내고 “홍콩 정권이 ‘복면금지법’을 제정하고, 백색테러를 만들어 내고, 법치를 붕괴시키고, 홍콩의 독재통치의 개막을 선고하면서 새로운 ‘경찰사회’의 건설에 나섰다”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 ‘자유냐 죽음이냐’ 바뀐 구호는 ‘혁명’의 상징

‘자유냐 죽음이냐’. 홍콩인은 자유를 위해서라면 생사를 도외시한다. 고작 1개의 법률인 ‘복면 금지법’ 이것이 시민에게 부여한 것은 공포가 아니라 자유와 존엄성을 사수할 결심이다. 대학과 학계는 홍콩인에게 호소한다. “독재정권에 굴복하지 않는다. 목숨을 걸고 싸우자. 영광이 홍콩으로 돌아오는 날까지 계속 싸우자”고.

비장감 감도는 ‘혁명선언’이 아닌가. 주목해야 할 것은 ‘홍콩정권(홍콩 공산당정권)’이라는 칭호다. 시민의 분단, 사회의 분단,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분단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공산주의와의 대결이 될지 앞으로 주목받는다. ‘복면금지법’제정이 발표된 10월4일 밤 시민운동의 구호는 “홍콩인, 가유(힘내자)”에서 ‘홍콩인, 반항“으로 바뀌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9월24일 유엔 총회에서 홍콩사태를 겨냥한 듯 이렇게 연설했다. “지금 우리 국가가 직면하는 가장 혹독한 도전은 사회주의라는 유령이다. 사회주의는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다. 베네수엘라가 우리에게 경종을 울렸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지향하는 것은 정의도 아니고, 평등하지도 않다. 빈곤탈출도 아니고, 국익도 아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요구하는 것은 국익이 아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 그것은 지배자의 권력과 이익이다. 오늘 나는 다시 한 번 반복한다. 이는 이미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미국은 영원히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 않는 것이다. 과거 1세기 동안 사회주의와 공산주의가 1억 명이나 살해했다”라고.

자유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공산주의 진영의 대결, 동서냉전의 종식은 결코 피날레가 아니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