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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매직' 통했다...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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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LG전자, 조성진 부회장 '매직' 통했다...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영업이익 10년 만에 최대 실적...생활가전-TV '효자 노릇'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전자 올해 사업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전자 올해 사업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를 이끄는 조성진 부회장(63)의 매직이 이번 3분기에 위력을 발휘했다.

LG전자가 올 3분기에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7007억 원, 영업이익 781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액은 1.8%, 영업이익은 4.4% 각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대 실적을 일궈냈다.

◇LG전자 영업이익 10년만에 최대 실적 일궈내

LG전자의 실적 호조를 이끈 '효자'는 생활가전(H&A)과 TV다. H&A와 TV 수익성이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북미,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전 지역 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 매출액 5조 3307억 원, 영업이익 4289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매출액은 역대 3분기로는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TV를 생산하는 HE사업본부는 경쟁심화와 환율 악화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줄어든 3180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늘어 영업이익률이 8.2%를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MC)사업본부는 전략 프리미엄폰 ‘LG V50 ThinQ’의 판매 호조와 생산지 효율화, 원가개선에 힘입어 영업손실(1612억 원)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조성진 부회장, 생활가전과 TV 등 효자업종에 주력하는 '맞춤형 마케팅' 펼쳐

LG전자가 여러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실적 대박을 터트리게 된 데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생활가전' 등 수익성 기반의 성장주도형 사업으로 바꾼 조성진 부회장의 마법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조 부회장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고객 눈높이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구성원들에게 ▲수익성 기반의 성장주도형 사업으로 전환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5세대 이동통신(5G)·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미래사업 준비 ▲실패하더라도 도전하는 조직문화 구축 등을 '올해 주요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주력사업은 수익 극대화에 집중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효율적 방법들을 철저하게 고민하고 실행하자"며 "효율화를 통해 확보된 자원을 육성사업에 집중 투자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진 부회장의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LG전자는 올 초부터 회사가 자랑하는 H&A(생활가전) 사업부문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올 1분기 매출액 5조4660억 원, 영업이익 7276억 원을 달성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LG전자, 미국 월풀 제치고 세계 생활가전 1위 업체로 '우뚝'


LG전자는 또한 2분기에는 H&A 본부 매출액이 6조1028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였던 직전 분기 기록을 갈아치워 분기 사상 처음으로 6조 원대를 돌파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특히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올 상반기 매출 11조5687억 원을 기록해 미국 월풀의 99억4600만 달러(약 11조3982억 원)를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활가전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H&A사업부문의 호조와 MC사업부의 적자폭 축소에 힘입어 '상고하저' 이론이 무색할 만한 실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가전 모멘텀이 약화되고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이번 깜짝 실적은 질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내년에는 스마트폰 위기가 다소 완화되고 전기자동차 부품이 반등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TV는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에 맞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