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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의 일생’과 ‘김경원의 아트퍼니처’…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재개관 기념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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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의 일생’과 ‘김경원의 아트퍼니처’…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재개관 기념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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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의 '다시 보는 해외 교류' 전시
2019년 9월 4일(수)부터 12월 31일(화) 까지 숙명여자대학교 르네상스 플라자(B2~1F)에서 문신미술관은 <소년에서 거장으로-자료로 본 문신의 일생>과 <공간을 잇다-문신의 조각과 김경원의 아트퍼니처>라는 전시명으로 전시회를 갖고 있다. 거장 문신을 조망하는 사료적 가치와 문신예술과의 확장적 콜라보는 대학미술관의 학구적 기능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는 2004년에 신축된 박물관 건물을 재정비・보완하는 1년여의 건물 재건축 공사를 마치고 예술의 새 지평을 여는 박물관 미술관의 재개관 전시를 열고 있다. 숙명 뮤지엄 재개관 행사로 문신미술관은 문신의 삶을 담은 이번 전시에서 <소년에서 거장으로>의 작품과 유품, 사진과 원고에서는 조각가의 예술을 대하는 진지하고 치열한 자세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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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미술관-소년에서 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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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미술관-공간을 잇다

또 다른 전시 <공간을 잇다>는 한국을 대표하는 모더니즘 조각가 문신과 현대 아트퍼니처 작가 김경원의 작업을 연결해 작품과 공간, 공간과 사람의 조화를 보여준다. 새롭게 단장한 문신미술관은 문신 예술과 뜻이 맞는 젊은 작가와의 다양한 기획 전시를 통해 예술과 사회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시대 변화를 읽어내고, 관람객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임을 알린다.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은 리모델링 기간 동안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협력하여 3회의 해외교류 전시를 개최하였다. <다시 보는 해외 교류 전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 중국 북경, 미국 워싱턴 D. C.의 전시를 개괄하여 새로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전통 뿐 아니라 현대적 관점으로 재해석하여 한국 공예의 미의식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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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양자수박물관-제왕의 사람들

정영양자수박물관의 <제왕의 사람들: 한국과 중국의 관료 복식>은 유교문화권 관료들의 관복을 주제로 하고 있다. 2004년 개관한 정영양자수박물관은 자수를 중심으로 섬유예술의 역사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해 왔다. 이번 전시는 유학의 사상과 규범을 공유한 한국과 중국의 문화 유사성과 차이점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중점을 두고 있다.

학문의 연마와 사회 문화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숙명의 박물관ㆍ미술관은 문화예술의 장을 확장하여 다양하고 좋은 전시를 통해 대학박물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재개관 전시가 풍요로운 문화의 향연이 되고 있다. 이번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 문신미술관, 정영양자수박물관 재개관 전시의 참여 작가는 권기미, 김미식, 김설, 김태연, 박숙희, 신혜정, 이진민, 조예령, 최지만, 최찬주, 허인열, 김경원이다.

‘공간(空間, space)’은 ‘채우다’ 또는 ‘비우다’와 함께 사용된다. 공간은 추상어이기 때문에 철학, 과학, 예술 등의 많은 분야에서 연구되고 다양하게 정의 내려진다. <공간을 잇다>展은 한국을 대표하는 모더니즘 조각가 문신과 현대 아트퍼니처 작가 김경원의 작업을 연결해 본다. 주로 야외에 설치되는 문신의 대형조각은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의 석고 원형이다. 조각의 곡면은 주변 환경을 반영하여 자연의 불확실한 형태나 우연성을 수용한다. 작품은 날씨・계절・장소・특성에 따라 주변 풍경이 비쳐져 매번 다채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의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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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작 '명태'(1957)

문신이 공간을 조각했다면, 김경원은 공간을 디자인한다. 문신은 생전 인터뷰에서 “신이 만든 자연은 이미 수많은 사물을 움직임에 따라 형태를 풍부하게 하여 갖가지 변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의미 없어 보이는 비구상의 몇 가닥 선을 그려도 그 결과 구상의 사물을 닮아있기 일쑤다.”라고 말했다. 천재성과 노력으로 빚은 걸작들에 대한 존중이 김경원을 통해 구현된다.

김경원의 아트 퍼니처 <Hide and Seek> 연작은 속세와 떨어진 한적한 공간에 지은 별서(別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업한 공공장소를 위한 탁자와 의자이다. 현대적 감각으로 많은 담론을 창출해내며 숨바꼭질 느낌의 연작은 자연 속에 깊이 은둔하며 자연과 함께 자신만의 이상적 삶을 꿈꾸고 살아왔던 이들의 삶의 여정과 흔적을 작가가 답사・공감한 작품들이다.

김경원은 “치열하고 각박한 사회 구조의 부조리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소통하고 교감하며 정신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했던 현인(賢人)들의 삶에 대한 자세에 아트 퍼니처를 통해 정서적 안정과 인간의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무언가를 제시하고자 하는 예술의 가치 추구를 더하여 새로운 이상 공간(Ideal Space)을 표현하고자 노력하였다.” 라고 밝히고 있다.

작가는 예술 가치를 지닌 가구에 공공의 기능을 갖춘 퍼블릭 아트퍼니처로의 접근은 이상공간인 별서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했던 현인들의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자연과 함께 소통하고 정신적 가치를 추구했던 별서의 의미를 이어 받아 이상공간을 만들고자한 작가 김경원의 노력은 다양한 재료를 탐구해 풍경을 작품에 품은 문신의 조각과 결을 같이 한다.

40여 년 전 조각가 문신이 말한 자연으로부터 닮아 온 작업은 생각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조형언어로 말을 걸어온다. 고향인 마산의 낮은 산등성이를 담은 조각의 곡선과 한적한 자연의 선을 응축한 아트 퍼니쳐가 조화를 이루는 전시는 사물과 공간,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고 있다. 백여 년의 간극을 메우며 위대한 예술가의 정신과 만나는 이번 전시회는 더욱 의미 있다.

사진・자료제공= 숙명여대문신미술관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