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들은 2019년 사회를 관통하는 사자성어로 몸은 하나, 머리가 두 개인 새를 가리키는 '공명지조'(共命之鳥)를 꼽았다.
'공명지조'는 '불본행집경'과 '잡보잡경' 등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머리는 낮에 일어나고 다른 머리는 밤에 일어나는 새가 있는데, 한 머리가 몸을 위해 항상 좋은 열매를 챙겨 먹자 다른 머리가 질투심에 독이 든 열매를 몰래 먹은 탓에 결국 두 머리 모두 죽었다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 같다"며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명지조'에 이어 29%인 300명(29%)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물고기 눈과 진주 중 진짜를 분간해낼 수 없다는 뜻의 '어목혼주'(魚目混珠)였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문성훈 서울여대 교수(현대철학과)는 "올해 우리사회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사건은 누가 뭐래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라며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던 조 전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중 하나는 어목이거나 진주일 수 있고, 아니면 둘 다 진주이거나 어목일 수도 있지만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2001년부터 교수 설문을 통해 한 해를 사자성어로 꼽고 있다. 지난해는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임중도원'(任重道遠)이 선정됐다.
2017년에는 '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의미의 '파사현정'(破邪顯正), 2016년에는 백성인 강물이 화가 나면 배(임금)를 뒤집는다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꼽힌 바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