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최고 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47)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가 20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법원에서 시작했다. 멍완저우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임정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로 미 당국으로부터 사기죄로 신병인도를 요구받고 있다. 미국당국의 요청에 의해 그녀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체포된 이후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는 크게 악화되고 있다.
법원에 도착한 멍 피고인은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고, “그녀를 풀어라, 트럼프는 우리를 괴롭히지 말라” 등의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미국 인도반대 지원자와 보도진 사이를 발 빠르게 법정으로 향했다. 방청석에는 피고의 남편을 포함해 중국 영사직원 등 많은 사람이 모였다. 멍 피고인이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서는 대이란 제재위반에 관한 미국의 기소내용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캐나다에서는 무효라는 주장을 판사에게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미 당국은 멍 피고가 화웨이와 이란을 거점으로 하는 이 회사의 관련기업 스카이콤(Skycom)과의 관계에 대해 영국 대형 금융업체 HSBC은행에 허위신고를 하고 HSBC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하는 리스크를 지게 했다고 고소하고 있다. 캐나다의 사법당국은 재판문서 중 “단적으로 말하면, 화웨이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계속을 유도하기 위해 피고가 HSBC를 속였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그녀는 혐의를 전면부인하고 있다.
멍 피고는 현재 보석 중이며 최근 1년간 밴쿠버에 있는 자신의 저택 2곳 중 1곳에서 거주해 왔다. 캐나다의 사법당국은 지금까지 피고인에 대한 미국의 기소내용은 캐나다에서도 범죄를 구성한다는 쌍벌성을 주장하며 미국으로의 인도를 정당하게 할 생각을 보이고 있다. 심리는 5일 간 이뤄질 전망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