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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타이레놀 언급에 임산부들 '불안'…"정량 복용이면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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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타이레놀 언급에 임산부들 '불안'…"정량 복용이면 문제 없어"

아세트아미노펜, 자폐증 유발한다며 복용 제한 권고
WHO와 EMA 등 즉각 반박 "관련 증거 일관성 없다"
대체품 없어 "하루 복용량 4000㎎ 넘지 말 것" 당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로버트 F.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앞에서 자폐증과 아동 백신, 수십 년간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임산부와 어린이를 위한 인기 진통제 타이레놀 사용을 연계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로버트 F. 케네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앞에서 자폐증과 아동 백신, 수십 년간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임산부와 어린이를 위한 인기 진통제 타이레놀 사용을 연계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타이레놀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체할 성분에 무엇이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임신 중 아세트에미노펜을 복용할 경우 자폐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면서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을 제한하도록 강력히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발언의 근거로 미국이 지난 2000년 이후 자폐 유병률이 400%증가했는데 타이레놀이 비싸 구하기 어려운 쿠바에서는 자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위험에 관한 의사 안내문을 발간하고 안전성 라벨 변경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발표 후 세계보건기구(WHO)는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증거가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미국 내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오자 트럼프 행정부는 톤 다운에 나섰다.

JD벤스 부통령은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면서 타이레놀에 조금 더 유념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정정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의약품을 복용할 때는 의사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일부 유튜브나 커뮤니티에서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피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근거로 제시한 연구들이 명확하게 디자인된 것이 아닌 임산부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진행된 것이기에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손가현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임상들은 타이레놀 복용 용량이나 기간이 산모들의 기억에 의존한 설문지를 바탕으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용량과 기간이 특정되지 않는다"며 "임상에서 유전 요인이나 가족력 등도 통제되지 않은 연구였기 때문에 자폐와 연관 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확한 결과가 없지만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체품을 찾아 나섰다. 흔히 언급되는 이부프로펜이나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태아 신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즉 임산부들 입장에게는 대체품이 없다는 것.

손 교수는 "대체할 의약품이 없는 상황이라 적정 용량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며 "아플 때마다 복용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존 사용상의 주의사항 대로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와 상의하고 복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루 복용량은 4000㎎를 넘지 말을 것을 당부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