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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원료 수입 의존’ 치솟는 환율에 울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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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원료 수입 의존’ 치솟는 환율에 울쌍

대형제약사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중 40%대
소형제약사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중 60%대
환율 상승, 원료 비용 증가로 소형제약사 타격
국내 제약 업계 원료 자급률 30%에 달해 ‘위기’
약값은 제약사가 결정하는 것보다는 사실상 정부에 의해 결정된다. 환율 상승에 따라 원료 수입 비용이 증가해도 약값을 쉽게 올릴 수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의 경영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약값은 제약사가 결정하는 것보다는 사실상 정부에 의해 결정된다. 환율 상승에 따라 원료 수입 비용이 증가해도 약값을 쉽게 올릴 수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의 경영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제약 업계가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름에 따라 매출원가 상승에 고민하고 있다. 의약품의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내년에 사용할 원료에 대한 구매 계약을 해야 할 시기라 환율 상승은 치명적이다. 의약품 가격을 올리면 되지만, 약가 상승의 키를 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에 답답한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1달러당 원화 환율은 1459원이다. 곧 1500원을 넘어설 기세다. 환율이 등락을 계속하고 있지만, 오르는 흐름이다. 원료의약품을 수입할 때 가격은 그대로이나, 이를 달러로 구매할 경우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 이는 매출원가 상승으로 작용해 영업이익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미약품을 예로 들면, 올해 상반기 752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매출원가 3338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4138억 원이다.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44.38%에 달한다. 전년에는 7818억 원의 매출 중 3486억 원이 매출원가로 44.59%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원가 비중이 올해 상반기 소폭 상승했으나 하반기는 우려된다. 물론 기업들이 원료의약품을 기간을 정하고 수입을 하기 때문에 재고가 있다면 당장의 부담은 없다. 문제는 내년이라는 점이다. 연간 또는 반기마다 계약하는 특성상, 내년에 사용할 원료를 새롭게 계약해야 된다. 원료의약품의 판매가는 같을 수는 있지만, 달러로 구입하게 될 경우 지금과 같이 고환율이 유지된다면 경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미약품과 같은 대형 제약사는 재무구조가 튼튼하고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중소 제약사의 경우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화제약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726억 원이다. 매출원가가 488억 원이며 영업이익이 237억 원이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67.22%이다. 대화제약의 상반기 순이익이 14억 원이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의약품 수입 비용이 높아지면 재무구조가 위협받게 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조사한 국내 제약 업계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31%다. 의약품을 만드는 원료 69%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주요 수입국으로는 중국(36.3%)과 인도(14.2%), 일본(9.0%)이다. 원료를 생산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게 단가 경쟁력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과 코오롱생명과학, HLB 등이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정부도 행정적 인센티브와 약가 재설정 등의 논의가 있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않고 있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