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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XMT, ‘AI 슈퍼사이클’ 타고 첫 연간 흑자… 韓 반도체 ‘캐시카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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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XMT, ‘AI 슈퍼사이클’ 타고 첫 연간 흑자… 韓 반도체 ‘캐시카우’ 위협

2025년 순이익 최대 7200억 원… 저가 재고가 ‘효자’ 노릇
범용 D램 물량 공세 가속… 삼성·SK 투자 재원 흔들 뇌관으로 부상하나
중국 최대 D램 생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사진=CXMT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D램 생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202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사진=CXMT
중국 최대 D램 생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202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인공지능(AI) 열풍이 불러온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과 저가에 확보한 재고 자산의 평가차익이 맞물린 결과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던 중국 반도체 기업이 자생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범용 D램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의 핵심 수익원(Cash Cow)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현지시간) 디지타임스는 "CXMT가 글로벌 D램 가격 반등과 공격적인 설비 투자의 결실로 2025년 연간 순이익을 기록하며 긴 적자의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보도했다.

애물단지재고의 반전… 쌀 때 만든 칩, 비쌀 때 팔았다


디지타임스 보도와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CXMT2025년 연간 매출 550~580억 위안(114000~12조 원), 순이익 20~35억 위안(4100~72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수십억 위안의 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은 타이밍재고 전략이었다. CXMT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치던 시기에 생산한 약 280억 위안(58000억 원) 규모의 D램 재고를 보유하고 있었다.

2025년 초부터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폭발하며 D램 시장이 상승 국면(Up-cycle)에 진입하자 상황은 반전했다. 시장 가격이 오르면서 기존 저가 재고를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곧바로 마진율 개선과 현금 흐름 확보로 이어졌다. 디지타임스는 시장 가격 상승이 재고 자산의 장부 가치를 끌어올리며 수익성에 즉각적인 보탬이 됐다고 분석했다.

4조 원 육박 R&D 투자 결실… 샤오미·알리바바 뚫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흑자 전환을 CXMT가 고비용 구조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펴가한다. 반도체 산업은 장비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큰 장치 산업이다. CXMT2024년 한 해에만 약 150억 위안(31100억 원), 2025년 상반기에도 110억 위안(22800억 원)이 넘는 설비 감가상각비를 비용으로 처리해야 했다.

또한,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한 연구개발(R&D) 비용도 천문학적이었다. CXMT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R&D에만 180억 위안(37300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초기에는 R&D 비용이 매출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구조였으나,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이 비율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제품 포트폴리오(구성)도 고도화했다. 구형 제품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DDR5, LPDDR5, LPDDR5X 등으로 주력 제품군을 빠르게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알리바바 클라우드,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CXMT 제품을 서버와 모바일 기기에 채택했다. 중국 정부의 궈차오(애국 소비)’ 기조가 든든한 내수 시장 방어막이 된 셈이다.

韓 기업 위협하는 물량 공세… 투자 재원(實彈)에 영향 줄 수도


업계에서는 CXMT의 흑자 전환을 단순한 경쟁사 등장을 넘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초 체력을 위협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CXMT가 아직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최첨단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한국 기업들의 핵심 현금창출원인 범용 D시장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CXMT가 흑자를 동력 삼아 설비 투자를 더욱 공격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범용 D램 시장에서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한국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CXMT가 월 웨이퍼 생산 능력을 단기간에 2~3배로 확대하며 저가 물량을 쏟아내자 시장 전반에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 인하 경쟁에 내몰릴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범용 D램에서 버는 돈이 곧 미래 기술 투자의 실탄이라는 점이다. 범용 시장의 이익률이 떨어지면 HBM 등 초격차 기술 개발에 투입할 자금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중국이 밑천을 버는 범용 시장을 장악해 들어오면,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의 투자 체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26년에도 CXMT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데이터센터 증설과 스마트폰 시장 회복세가 견조하기 때문이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HBM 기술 우위를 사수하는 동시에, 범용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정교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