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약국, 동네수퍼, 화장품 브래드숍 큰 타격..
[글로벌이코노믹=주진 기자] 불황에도 나홀로 성장세인 드럭스토어 시장에 대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4년 새 3200억원대로 급성장한 드럭스토어 시장은 CJ제일제당의 ‘올리브영’, GS리테일의 ‘왓슨스’, 신세계 이마트 ‘분스’, 코오롱계열의 더블유스토어(W-store)에 이어 롯데도 드럭스토어 연내 1호점 개장을 목표로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유명 드럭스토어인 ‘부츠’도 국내 진출 준비를 끝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드럭스토어 시장에 진출한 데 대해 최근 대형마트나 기업형 수퍼마켓(SSM)규제가 심해지자 편법을 동원해 영토를 확장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드럭스토어는 대형마트나 종합유통사와는 달리 영업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판매통로를 확보할 수 있는 돌파구인 셈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에 이어 4번째 유통채널로 불리는 드럭스토어는 현재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식음료와 화장품, 생활용품 비중을 더 늘리면서 골목상권인 편의점과 동네수퍼, 화장품 브랜드숍을 위협하고 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는 “드럭스토어 매장에는 라면과 냉동식품, 간편식, 스낵류, 와인 등 각종 먹거리가 구비돼있어 소형 마트, 편의점과 다를 바 없다”며 “드럭스토어 판매 형태를 보면 편법을 동원해서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드럭스토어가 우후죽순 생겨날 경우 소형 슈퍼마켓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 기업 드럭스토어 주변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공산품이나 과자 종류도 (드럭스토어가) 싸게 팔다 보니까 (매출이) 반 이상 떨어졌다”며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북적대는 것을 보면 많이 속상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11월부터는 약사법 개정에 따라 드럭스토어에서 의약외품 등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동네 약국들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약국들은 ‘약 없는 드럭스토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드럭스토어라는 용어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약사회는 “건강, 미용제품 위주의 경영수익에 도움이 될 만한 드럭스토어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약이 빠져 있음에도 드럭스토어란 명칭을 사용하면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올해 연말까지 40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CJ올리브영
CJ올리브영, GS리테일 ‘왓슨스’, 이마트 ‘분스’가 맞붙은 명동의 화장품 브래드숍들은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판매중인 화장품 브랜드 대부분이 이들 드럭스토어에도 입점해있기 때문이다.
중국․일본 관광객들이 가장 큰 고객인 명동에서 고객군과 상품군이 겹치면 결국 ‘원스톱’ 쇼핑이라는 편의성을 갖춘 드럭스토어로 몰릴 것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대기업 드럭스토어들이 공격적인 매장 확장과 품목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여 골목상권과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CJ올리브영은 현재 200개의 매장을 연말까지 40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CJ올리브영은 지난 해 전체 시장 규모(3300억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2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GS왓슨스는 올해 80개 매장을 목포로 하고 있다.
66개 매장을 갖고 있는 GS왓슨스는 지난 해 753억원 올렸는데, 올해는 80개 매장 오픈과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여름 강남과 명동에 대형 매장을 오픈한 이마트 ‘분스’ 역시 기존 드럭스토어 매장 크기의 5배를 뛰어넘는 대형화와 1만개가 넘는 품목 다양화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국 140여개 이마트 매장에 분스가 입점할 가능성이 높다.
소상공인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에서는 영세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드럭스토어에 대한 규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과·제빵업종에 이어 대표적인 배달업종인 치킨과 피자업종에 대해서도 신규출점 거리제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편의점 추가 출점에 대한 거리제한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드럭스토어에 대한 규제는 아직까지 언급하지 않고 있다.
▲ 매장 대형화로 공략하고 있는 이마트 '분스'거리 제한 뿐 아니라 취급 품목 제한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드럭스토어 매장 내에는 편의점이나 마트, 수퍼마켓과 겹치는 상품군이 몇% 이상 들여오면 안된다는 규정이나 제지사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대기업들은 중소 영세업자들과의 동반성장을 말하면서도 뒤로는 대형마트와 SSM규제를 피하려는 종합소매업 형태로 골목상권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편법을 동원하는 대기업들의 꼼수에 대해 정부는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