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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줌마 ‘19禁’에 취하다…삶의 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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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아줌마 ‘19禁’에 취하다…삶의 일탈?

▲ 파격 노출이 담긴 19禁영화 ‘전망 좋은 집' ',은교, 후궁’ 등을 모은 '전망좋은집' 스틸, 포스터영화·인터넷소설 주요 고객 부상...삶의 일탈? 불황 탈출구?

[글로벌이코노믹=윤경숙기자] 이른바 19세 아래는 볼 수 없도록 제한돼 있는 이른바 '19禁' 영화와 소설이 아줌마들 사이에 인기다.

19禁 영화에 아줌마부대가 몰리는가 하면, 19禁 소설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하는 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19禁 영화는 30-50대 아줌마부대가 낮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관람하면서 대낮에 영화관이 붐비는 새로운 풍조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간기남’을 시작으로 ‘은교’, ‘돈의 맛’, ‘후궁: 제왕의 첩’까지 상반기에만 4편의 19禁 영화가 개봉됐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까지 더한다면 5편의 영화가 극장가를 장식했다.

이 가운데 `후궁: 제왕의 첩` 은 여배우의 노출로 화제가 되어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 ‘19禁 영화’에 아줌마 고객 몰려 = `후궁: 제왕의 첩`은 특히 여성 관객들의 절대적인 인기 속에 중장년층까지 극장으로 불러 모아 ‘아줌마 ’세대를 사로잡은 영화로도 유명해졌다.

이 영화의 관객층을 분석한 결과 ‘아줌마 세대의 뒷심’이었다.

보통 극장의 제1 관객은 20대이고, `야한 영화`는 남성 관객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영화포털사이트 맥스무비가 `후궁`의 예매관객을 분석한 결과, 여성비율이 65%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대별로는 30대~40대의 관객이었다.

또 다른 영화예매사이트 인터파크 집계 결과도 유사했다.

30대 32.1%, 40대 31.3%, 20대 29%, 50대 7.1%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앞서 개봉한 19금 영화 `은교` 때에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C극장 관계자는 “영화의 핵심 소비자는 여전히 `2535` 이지만 최근 30대 후반과 40대, 50대가 극장의 새 고객으로 떠오르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가 세대별 관객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20대는 지난 2006년 54.2%에서 지난해(1~8월 기준) 34.3%로 19.9%포인트 줄었다. 반면 40대 관객은 같은 기간 9.9%에서 23.4%로 13.5%포인트 급증했다.

30대 초반(30~34세), 30대 후반(35~39세) 관객도 3.1%포인트, 3.6%포인트 동반 상승해 각각 19.3%, 14.4%를 나타냈다.

CGV 측은 "수치상으로 보면 5년 사이 20대 영화 관람객이 줄어든 만큼 30~40대 관람객이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자 측도 "80년대 에로영화가 인기를 끈 배경에는 군부통치 등 암울했던 시대를 벗어나려는 심리가 있었다. 요즘 잇따르는 19禁 영화도 경제불황의 스트레스를 잊는 탈출구 역할을 한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즉 기대치 낮아진 세상, 답답한 현실의 탈출구가 된다는 의미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제작/배급 ㈜ 스넵쏘울, 공동제작 ㈜영화사 뜰)를 만든 봉만대 감독도 요즘 19禁 영화들이 대거 쏟아지는 것에 대해 “정치적이나 경제적으로 힘든 현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다른 영화평론가는 “19禁 영화는 작품성이 웬만하면 100만 관객 동원은 거뜬하다. 자극과 탈출구를 찾는 심리와 맞아 떨어진 불황의 소비재”라고 말했다.

M영화관 관계자는 "최근 극장들의 오전 시간대부터 아줌마 관객들이 몰려들어 매진 사례를 일으키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아줌마들의 '19禁 영화' 신드롬은 올해 원빈의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으로 '원빈효과', '원빈앓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재관람 열풍까지 몰고 온 '아저씨'가 불을 당겼다.

◇ ‘19禁 소설’ 전자책시장 판매 1위 부상= 영화에서 불어닥친 아줌마들의 ‘19禁' 열풍은 소설부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전자책시장에서도 가장 잘 팔리는 도서로 나타났다.

전자책 시장점유율 1위인 교보문고가 최근 3개월간 베스트셀러를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전자책은 조명준의 ‘섹스의 재발견 벗겨봐’로 나타났다. 사랑과 성에 대한 궁금증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이다.

3위는 27세 억만장자 남성과 21세 여성의 파격적인 사랑을 그려 여성 독자층을 겨냥한 포르노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아마존(인터넷 도서구매처)에서 전자책 최초로 100만부를 돌파했고 국내도 지난 8월 초 출간 이후 전자책으로만 4만부가 넘게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이밖에 12위에 오른 ‘서른, 빛나는 열애’와 15위 ‘독감’도 ‘19禁’ 도서다.

전자책시장 점유율 2위인 예스24에서 최근 3개월간 가장 많이 팔린 책 10권 가운데 6권도 19禁 도서였다.

예스24 관계자는 “최근 전자책시장에서 ‘19禁’ 도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책 표지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는 전자책의 특성 때문에 특히 여성들의 구매가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