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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에 서민들 위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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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에 서민들 위기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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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차완용기자] 103년 만의 가뭄에 이어 장마까지 거기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민들이 위기에 빠졌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오른 11일 광장시장은 주말임에도 한산했다. 폭염이 손님들의 발길을 끊어버렸다.
이곳에서 야채를 파는 김치중(40)씨는 “야채 좀 보고 가세요”라고 외치고 있었지만 무더운 날씨에 지친 듯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땀에 젖은 행인들은 김씨의 외침을 뒤로한 채 한증막 같은 그곳을 빠져나가기에 바빴다.
김씨는 “지난달에는 계속되는 장마 때문에 장사가 안 되더니 이제는 폭염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며 “특히 습하고 30도가 넘는 온도 때문에 야채들이 하루 만에 다 물러져버려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하소연은 김씨 만이 아니다. 이곳에서 모여 장사를 하고 있는 대다수의 상인들은 김씨와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과일상회를 하는 이경재(53)씨도 “올여름은 너무 힘들다”고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요즘 같은 여름엔 폭염과 비 때문에 힘들다”며 “복숭아도 아침에 잡아보면 탄력이 있던 것이 저녁이 되면 축 물러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에 아무리 싱싱한 걸 골라 와도 기온이 30도가 넘어버리면 과일들이 다 물러져버린다”고 하소연했다. "그렇게 물러진 과일들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 다음날 반값으로 팔거나 심한 경우에는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더위는 단골손님마저 빼앗아가고 있다. 직장인 서인수(29)씨는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고 생각보다 싸고 좋은 물건을 많이 찾을 수 있어 평소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자주 찾았다.
하지만 그는 “요즘은 밖에 나가면 10분도 안 돼 땀이 주르륵 흐를 정도로 날이 더워 도저히 시장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에어컨이 나오는 대형마트로 발길이 돌아간다”고 털어놨다. 망원시장에서 2㎞ 거리 안에는 홈플러스가 2곳이나 있다.
지난달 홈플러스는 장마와 무더위에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매출이 각각 5.6%와 3% 감소해 ‘악천후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시장 분위기도 예전만 못하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올해에는 농산물 작황도 나빠질 전망이라 물가마저 들썩이고 있어서다.
추석이 한달 조금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대보다 걱정이 더 큰 이유다. 여러 시장 상인들은 “물건 값이 싸면 덤으로 물건을 더 주고 기분 좋게 깎아줄 수도 있는데 올해는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넉넉한 인심’이 시장의 장점인데 그마저도 보여줄 수 없을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물가가 오르면 손님들이 지갑을 닫아 매출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도 당연지사다.
이처럼 역대 최장을 기록한 49일간의 장마와 나날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기온 탓에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최악이다.
실제로 시장경영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7월 시장경기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시장 상인들의 경기 체감지수는 47.9로 사상 최저치였다. 2009년 65.6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이 지수는 100을 넘어야 ‘경기가 좋다’고 느낀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