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장석용 춤비평가] 박완주 안무의 『정류장, F-Life』(7월5일과 6일 저녁 두리춤터 포이어 극장)는 거창한 이념의 도구로서가 아닌 일상의 풍경을 자신의 삶에 비유, 숨가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네 개의 정류장으로 나누어서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킨 현대무용이다.
박완주의 ‘인생 정류장’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살아간다/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버스와 같지 않을까?/ 새벽 첫 차처럼, 놓치면 안 되는 막 차처럼/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정류장/ 한 명도 내리지 않는 정류장’에서 비춰지는 계획과 선택은 자기의 몫으로 남는다.
그녀가 설정한 인생버스에는 젊음, 사랑, 실패, 성공, 간절함, 절실함도 동승한다. 버스 한 대에 타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펼치지는 우리들(나 자신)의 인생과 추억을 네 번의 정류장에 정차하며 관객들은 ‘나의 삶은 가치를 부여 받을 수 있었던 삶이였을까?’ 함께 회상에 잠겨본다.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겪는 잊지 못할 추억이나 힘든 시기가 있다. 10대에 느끼는 중·고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한 즐거운 수다와 놀이, 20대에 겪는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 30대와 40대에 겪는 인생의 좌절과 실패를 겪는 모든 시기를 버스에 담고 있다.
그 모든 사연을 안고 있는 사람들을 싣고 버스는 달린다. 버스 한 대에 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람 사는 이야기,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겪었을 그 시절을 정류장에 빗대어 안무가는 그 추억을 되살리고, 관객들에게 ‘지금 당신은 어느 정류장에 서 있습니까?’하고 묻는다.
네 번째 정류장: 단계를 넘어 미래를 꿈꾼는 단계이다. 나아갈 내일,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활발하게 앞 정거장의 5인은 희망의 춤을 춘다. 버스 창밖을 스쳐가는 풍경들이 영상으로 뜬다. 시간이 흐름이 춤에 투영된다. 영상에 삽입된 버스소리가 사실감을 높인다.
박완주는 저돌적으로 춤에 매진하는 후발 주자이다. 그녀의 안무작 『그날의 상상』, 『미완의 아름다움, Beautiful Hangover』으로 소박하게 안무가로서 신고식을 가졌다. 그녀가 여성적, 감성적 한계를 극복하고, 모험과 도전으로 보다 선 굵은 작품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