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노천시장 입구에 설치된 분수대, 브레멘 음악대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이용하여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독일 북부의 도시 브레멘에 가면 거리 여기저기에서 금세 음악소리가 들릴 듯 브레멘 음악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많이 있습니다. ‘브레멘 음악대’는 그림형제가 쓴 전래동화로 당나귀, 개, 고양이, 닭 등 집에서 기르는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평생 동안 주인을 위해 성실하게 일한 당나귀는 늙어서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주인이 내다 팔려고 하자 브레멘으로 가서 유랑 악사가 되기로 합니다. 길을 가던 중 당나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개와 고양이, 그리고 닭을 만나 함께 길을 떠나는데 도둑들이 살고 있는 집에 당도하게 되자 소리 높여 합창을 하여 도둑을 쫓아내고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림형제는 1857년에 이 동화를 썼는데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이 시기에 어느 정도 산업사회가 발달한 때였습니다. 특히 브레멘은 독일 최대 항구 중의 하나로 제조업과 공업이 일찍부터 발달한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따라서 브레멘은 무역의 중심지이자 원자재와 식품을 취급하고 가공하는 회사가 독일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지요. 유랑 악단인 브레멘 음악대의 동물들이 목표로 하는 곳이 브레멘인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독일에서 가장 풍요롭고 일자리가 많으며 개인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브레멘이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당시 부자에게 얽매여 사는 가난한 농부와 노예는 자유와 희망을 찾아 브레멘으로 가는 것이 꿈이었을 것입니다.
[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478)] ‘브레멘 음악대’에서 배우는 ‘협동’의 미덕
이미지 확대보기브레멘 시청 광장(MarktPlatz) 옆에 설치된 브레멘 음악대 동상. 당나귀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앞발과 입은 색깔이 다르고 반질반질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당나귀를 비롯한 네 마리의 동물들은 브레멘에 당도하지는 못합니다. 브레멘으로 향하는 길에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불빛이 있는 집을 발견하고 이곳에서 함께 머물게 되지요. 그 집을 차지하기 위해 동물들은 지혜를 모아 차례차례 등 위에 올라타 있는 힘을 다해 합창을 합니다. 등에 올라탄 동물들의 괴상한 모습, 그리고 난데없는 날카롭고 희한한 소리에 도둑들은 귀신이 있는 줄 알고 놀라 달아나버리게 되자 동물들은 마침내 이 집을 차지하게 된 것이지요. 목표지점인 브레멘에 당도하지 않고도 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 이유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모두가 협동하는 미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일 것입니다.
[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478)] ‘브레멘 음악대’에서 배우는 ‘협동’의 미덕
이미지 확대보기브레멘 시립도서관 현관에 설치된 브레멘 음악대 동상. 장소가 도서관이니만큼 동물들은 합창 대신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지난 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인성교육 진흥법에 의해 이번 7월 21일부터 우리나라 각급 학교에서는 전국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게 됩니다.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 덕목으로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을 들 수 있는데 특히 ‘협동’은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면서 힘과 뜻을 모으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브레멘 음악대를 구성하고 있는 네 동물들처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서로 연대하며 조화롭게 살아야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