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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478)] ‘브레멘 음악대’에서 배우는 ‘협동’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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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478)] ‘브레멘 음악대’에서 배우는 ‘협동’의 미덕

노천시장 입구에 설치된 분수대, 브레멘 음악대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이용하여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노천시장 입구에 설치된 분수대, 브레멘 음악대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이용하여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독일 북부의 도시 브레멘에 가면 거리 여기저기에서 금세 음악소리가 들릴 듯 브레멘 음악대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많이 있습니다. ‘브레멘 음악대’는 그림형제가 쓴 전래동화로 당나귀, 개, 고양이, 닭 등 집에서 기르는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평생 동안 주인을 위해 성실하게 일한 당나귀는 늙어서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주인이 내다 팔려고 하자 브레멘으로 가서 유랑 악사가 되기로 합니다. 길을 가던 중 당나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개와 고양이, 그리고 닭을 만나 함께 길을 떠나는데 도둑들이 살고 있는 집에 당도하게 되자 소리 높여 합창을 하여 도둑을 쫓아내고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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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는 1857년에 이 동화를 썼는데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이 시기에 어느 정도 산업사회가 발달한 때였습니다. 특히 브레멘은 독일 최대 항구 중의 하나로 제조업과 공업이 일찍부터 발달한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따라서 브레멘은 무역의 중심지이자 원자재와 식품을 취급하고 가공하는 회사가 독일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지요. 유랑 악단인 브레멘 음악대의 동물들이 목표로 하는 곳이 브레멘인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독일에서 가장 풍요롭고 일자리가 많으며 개인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브레멘이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당시 부자에게 얽매여 사는 가난한 농부와 노예는 자유와 희망을 찾아 브레멘으로 가는 것이 꿈이었을 것입니다.

브레멘 시청 광장(MarktPlatz) 옆에 설치된 브레멘 음악대 동상. 당나귀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앞발과 입은 색깔이 다르고 반질반질하다이미지 확대보기
브레멘 시청 광장(MarktPlatz) 옆에 설치된 브레멘 음악대 동상. 당나귀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앞발과 입은 색깔이 다르고 반질반질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당나귀를 비롯한 네 마리의 동물들은 브레멘에 당도하지는 못합니다. 브레멘으로 향하는 길에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불빛이 있는 집을 발견하고 이곳에서 함께 머물게 되지요. 그 집을 차지하기 위해 동물들은 지혜를 모아 차례차례 등 위에 올라타 있는 힘을 다해 합창을 합니다. 등에 올라탄 동물들의 괴상한 모습, 그리고 난데없는 날카롭고 희한한 소리에 도둑들은 귀신이 있는 줄 알고 놀라 달아나버리게 되자 동물들은 마침내 이 집을 차지하게 된 것이지요. 목표지점인 브레멘에 당도하지 않고도 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 이유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모두가 협동하는 미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일 것입니다.

브레멘 시립도서관 현관에 설치된 브레멘 음악대 동상. 장소가 도서관이니만큼 동물들은 합창 대신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브레멘 시립도서관 현관에 설치된 브레멘 음악대 동상. 장소가 도서관이니만큼 동물들은 합창 대신 책을 열심히 읽고 있다
지난 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인성교육 진흥법에 의해 이번 7월 21일부터 우리나라 각급 학교에서는 전국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게 됩니다.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 덕목으로 ‘예절, 효도,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을 들 수 있는데 특히 ‘협동’은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면서 힘과 뜻을 모으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브레멘 음악대를 구성하고 있는 네 동물들처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서로 연대하며 조화롭게 살아야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