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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갑질 방지' 앞장선다…일각 "유명무실 시스템 될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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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갑질 방지' 앞장선다…일각 "유명무실 시스템 될까 우려"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대리점을 대상으로 한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화장품 대기업들이 이런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대리점과 상생협약을 맺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거래대리점 간의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고 9일 밝혔다.

동반위는 최근 화장품 대기업 본사와 대리점의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업계 간담회와 전문가 태스크포스(T/F)회의를 거쳐 협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약에 따라 대기업들은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공급하고 정산하는 행위 등 거래상 지위 남용을 금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리점 관련 고시를 준수하고, 대리점과의 계약을 문서화 해 구두 발주를 줄이기로 했다.
동반위와 화장품업계는 앞으로 '화장품 대리점 동반성장협의회'를 꾸려 협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우수사례를 공유할 계획이다.

김관주 동반위 본부장은 "이달 초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앞으로 대리점 영업과 관련된 불공정 거래에 대해 감시와 처벌이 강화된다"며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대리점과의 공정거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실효성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상생협약을 맺었다 하더라도 오랜 기간 동안 축적돼 온 화장품업계의 갑질문화가 일순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유명무실한 시스템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바로 하루 전인 지난 8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아모레퍼시픽 법인과 이 회사 방문판매사업부장 이모(52) 전 상무를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불이익제공)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자사 제품을 유통하는 총 187개 방판특약점 소속 방문판매원 3686명을 다른 신규 특약점 또는 직영영업소와 거래하도록 임의로 재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업계가 '제품 밀어내기, 영업사원 빼내기, 일방적 계약해지' 등 그간 불거져 왔던 갑질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정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상생협약이 '속 빈 강정'으로만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하지만, 자발적인 참여인 만큼 믿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