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류는 빛과 열을 같은 개념으로 생활에 적용하였지만, 에디슨의 전구 발명으로 그 개념은 좀 더 엄밀하게 빛과 열이라는 개념으로 나뉘게 됐다. 열이 생존이라면 빛은 풍요가 된 것이다.
빛이 주는 풍요로움
철로 상징됐던 한 세기를 꼿꼿이 버텨왔으나, 완공 100여 년이 지난 1991년에 이르러서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부분을 살펴볼 때, 1등 공신은 역시 1985년의 조명 공사라 할 수 있겠다. 조명 하나로 철거 위기의 무선 안테나 탑이 세계최대의 관광명소이자 문화유산이 된 것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일반 가정의 공간들도 철거 위기의 송신탑처럼 조명 하나로 의미 있고 산뜻한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에펠탑 조명처럼 현란할 필요는 없다. 소박하고 운치 있게, 모던하고 엔틱하게. 바꾸어 말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인테리어, 조명이 힘을 발휘하다
인테리어의 핵심은 주변과의 조화다. 디자인과 더불어 현재의 채광과 분위기를 고려하고 전원의 on/off 상태를 공간에 띄워 상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디자인임에도 전구의 종류, 색상, 밝기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이 나는 것 또한 조명 인테리어의 매력이다. 또한 조명 자체의 채도를 조정하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은은하게 T.O.P에 따른 무한 변신을 원한다면 역시 조명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적합하다.
인테리어도 3D 시대? 향기 나는 4D 조명!
한정된 공간에 도색을 하고 가구 배치를 바꾸고 새롭게 사들이는 인테리어는 진부해졌다. 단순히 공간을 밝히는 빛을 넘어선 입체적인 조명에도 도전해보자. 준비물은 조명과 콘센트면 충분하다. 연말연시를 맞아 캔들워머, 한지조명 등 각양각색의 조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신유행을 한눈에 살펴보고자 한다면, 국민 DIY가구 생활용품 브랜드인 ‘마켓비’가 있다.
빛이 사물을 밝혀 평소와는 다른 구성을 보이게 한다면, 조명은 이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단순히 시각적인 변화를 넘어 화학적인 반응까지 끌어내는 조명. 우리의 밤이 당신의 낮보다 아름다운 이유다. 나만의 에펠탑, 나만의 샹제리제 거리에 불을 밝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호연 기자 after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