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출신의 두 작가는 따뜻한 꿈과 이상을 갖고 각자의 친숙하고 꿈에서만 보았던 풍경을 일상적인 소재로 표현하고 있다. 우선 진우정 작가는 '모란꽃 솜이불展'에서 어머니의 솜이불에서 외할머니로 이어지는 가정사의 이야기를 따뜻한 색감과 감성으로 표현한다.
모란은 예로부터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간절하게 원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부(富)의 대표적 상징이다. 그리고 작품 속 모란은 활짝 피어있는데, 희망찬 내일을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담았다.
오늘날의 이불은 잠을 잘 때 필요한 소품 정도로 여겨지지만 작품 속 목화 솜이불에는 단순한 이불 이상의 의미와 가정사의 수많은 끈끈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힘든 하루를 지낸 뒤 몸을 맡기고픈 따뜻한 어머니의 품이자 무의식적 불안감에 두려운 내일을 다시 희망차게 맞이할 수 있게 하는 안식처를 표현했다.
신철균 강원대 미술학과 교수는 "장롱위에 가지런하게 놓여 있는 이불의 따뜻함과 약간의 무게감을 주기 위하여 여러 번 반복하여 올린 바탕의 색감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하다"며 "그 위에 의도적으로 분할구성에 의해 단순하지만 다양한 구성으로 표현한 뽀얀 옥양목홑청을 댄 모란 무늬의 솜이불은 시집 올 때의 새색시의 어여쁨과 시집살이 이야기를 두루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김은빈 작가는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과 같은 꿈속의 상황을 고양이의 익살스런 표정과 천연덕스런 자세로 꿈속의 상황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글자대로 고양이의 시점으로 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세계로 풀어나가고 있는데, 그가 추구하던 행복함과 현실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무릉도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고양이의 형상을 빌어 오묘한 깊이감이 있는 배경과 함께 표현하였으며, 반복적인 작업으로 인한 꿈 속의 광경을 몽환적으로 재연한다.
한국화가 진우정 김은빈. 두 작가는 평범한 일상적인 소재를 꿈이라는 형식을 빌려 잔잔하게 풀어나가며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입춘을 맞아 관람객들이 작품에 영감을 받아 좋은 꿈을 꾸기를 바란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