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안무가 정보경에게 포착된 과거의 각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자신에게도 괴리될 수 없는 운명의 상징처럼 비쳐진다. 감은 듯 가늘고 긴 눈과 입 꼬리가 아래로 쳐진 '각시' 탈은 앞을 바로 쳐다 볼 수 없고 하고 싶은 말을 참기 위해 입을 꾹 다문 의미를 담고 있다. 정보경은 여자의 다양한 역할과 삶을 상징하는 도구로 나무로 빚은 소인형들을 무대의 좌우, 정면에 배치한다.
이미지 확대보기2장: 여성의 삶, 가르침과 다스림의 연지곤지를 양 볼에 바른 각시가 혼례의 예(禮)를 올리면서 제2의 여자의 삶이 시작된다. '창부타령'에 맞춰 유연과 빠른 손발 동작으로 경쾌하고 코믹함을 견지하던 춤은 여자로 살아가면서 정상의 비정상인 예술가(창부, 광대, 춤꾼)들이 겪게 되는 모든 에피소드 들을 담아낸다. 압축과 생략의 여인의 삶은 비교적 자유롭고 호쾌하다.
이미지 확대보기부커 워싱턴의 말처럼 '책임감을 부여하고 신뢰하는 것만큼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은 없다.' 정보경이 자신의 마음의 책으로 여긴 '각시'는 여성으로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며 희망을 품고 살아가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마멀레이드처럼 부드럽지만 그 아름답고 부드러움이 혁명으로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성시대의 '각시'는 인내와 부드러움만 지닌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각시'의 삶, 그 긍정적 메시지에 담긴 '각시'는 깊은 사고에서 추출한 경쾌한 소극(笑劇)을 닮아있지만, 관객들은 웃지 못한다. 안무가는 비슷한 춤 마음과 모습의 상대 춤꾼(박혜리)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작곡가 고지인은 '창부타령' 전후에 자신의 목소리와 피아노의 선율로써 여성 본연의 모습을 투영시킨다.
이미지 확대보기'각시'는 삶에서 자신을 가두는 무엇을 마주했을 때 거기로 부터의 균형을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안무가는 원심성과 구심성의 조율, 상징성과 기호를 춤 전개에 적절히 활용하면서 춤 자체의 즐거움과 우화, 허구, 신화를 떠난 춤의 옹호와 교훈적 시사를 공유한다. '각시'는 독창적 사유의 공간을 제시함과 아울러, 이 시대와 친숙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였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