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은 언덕 들판에 핀 소박하고 소담스런 꽃들이 제주의 파도가 만들어낸 하얀 물거품처럼 가을바람에 물결친다.
그래서 바닷가 어부들은 파도가 일었을 때 부서지는 포말을 ‘메밀꽃이 일다’고 하고, 작가 이효석은 '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빛 아래 빛나는 희고 작은 메밀꽃을 ‘소금 뿌렸다’고 하지 않았던가.
제주는 전국 최대 메밀 산지다. 척박한 제주 땅에서도 잘 자라고 제주토속음식인 빙떡이나 꿩메밀 칼국수에도 메밀가루가 사용된다. 특히 오라동 메밀밭은 30만평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넓어 장관이다. 메밀꽃밭에 파묻혀 연인과 함께 메밀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의 미소가 담긴 사진 한 컷 남겨보는 건 어떨까.
전안나 기자 jan020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