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자신의 ‘뮤즈’인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에 대해 말했다. 항상 그녀를 영화 속 스페인의 어머니상으로 봐왔다는 그는 자신의 집대성이자 자전적인 영화 ‘페인 앤드 글로리’에서 주인공의 유소년 회상에 등장하는 어머니 역으로 페넬로페를 캐스팅하고 있다.
‘귀향’(2006)에서도 어머니로서의 페넬로페를 담아냈던 알모도바르 감독은 “(어느 어머니도) 시골 출신으로 몸부림치며 살아남는 아량을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살아있는 시대가 다르다”고 해설했다. 그리고 “‘귀향’에서는 현대의 어머니, ‘페인 앤드 글로리’에서는 전후의 어머니다.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는) 옷차림도 가난하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다. 어머니의 대명사 적 존재인 소피아 로렌을 방불케 한다. 나는 그런 어머니들을 잘 안. 그들과 함께 자라왔으니까”라고 비교했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주인공 살바도르의 어머니 하신타는 하루하루의 생활에 분투하고 있지만, 꽤 신랄하고 어딘가 굴욕감을 안고 있다. 페넬로페는 그것을 섬세하게, 과장된 몸짓을 하지 않고 연기한다”라고 격찬했다. 그리고 “우리는 페넬로페의 모든 매력을 다 벗겨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녀의 아름다움이 강렬하게 배어 있다. 아울러 공개된 본편 영상에서는 스페인의 강한 햇살 속에서 페넬로페의 젖줄인 존재감의 강함과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활약하다 척추 통증으로 심신이 피폐해 은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주인공 살바도르가 과거와 마주하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의 주연인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점차 알모도바르 감독 그 자체로 보이게 되는 명연기로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남우주연상에 빛났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