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3일 스위스 명품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 퍼펙션’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해외 명품 스킨케어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하 신세계인터)은 지난달 30일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지분 50%를 합작 파트너인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업체 인터코스에 전량 매각했다. 5년 만에 화장품 제조에 대한 투자에서 손을 떼며 화장품 사업에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브랜드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길을 틀었다.
이번 인수는 ‘비디비치’의 성공 이후 탄력을 얻은 신세계인터의 럭셔리 라인 강화 전략으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는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신세계인터의 화장품 사업 매출은 2012년 19억 원에서 2018년 2219억 원까지 크게 뛰었다. 바이레도, 딥티크 등의 수입 브랜드의 성장도 있었지만, 비디비치가 ‘쁘띠 샤넬’로 불리며 크게 성공한 덕이 컸다. 올해 3월 비디비치는 중국 최대 온라인 채널인 티몰 내수관에 입점했으며, 자체 브랜드 ‘연작’은 올해 말까지 티몰 글로벌, 샤오홍슈, 징둥닷컴 등 중국 온라인몰에 7개까지 채널을 확보할 계획이다.
최근의 화장품 업계의 흐름은 두 가지로 대표된다. 럭셔리 라인과 기능성 기초 제품의 강세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가 선전하며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색조 화장품 소비가 줄고 피부 트러블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지며 기초 제품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신세계인터가 ‘명품’ ‘기초케어’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최근 트렌드에 꼭 맞게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신세계인터는 △비디비치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딥티크 △아워글래스 △에르메스 뷰티 등 프리미엄 브랜드 위주로 전개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스위스 퍼펙션으로 사업 기반을 강화하면 향후 비디비치와 연작 등 자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비디비치, 연작, 스위스 퍼펙션으로 이어지는 화장품 사업의 포트폴리오는 고속 성장하고 있는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 공략에 최적화돼 있다”면서 “유통망 확대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