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인테르에 입단한 이후의 루카쿠는 경이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2월에는 인테르 사상 최단 기간 20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세리에A에서 득점랭킹 공동 2위인 8골을 뽑아내곤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톱5’에 든다는 것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하나 소개하고 싶은 것이 미국 미디어 ‘ESPN’이 지난 2일 발표한 랭킹이다. 이 매체는 매년 각 포지션, 감독들에 설문을 돌려 ‘톱10’을 선정해 순위를 매긴다. 페널티 지역 인근에서 왕으로 등극한 것으로 표현된 스트라이커 부문은 이른바 ‘9번’ 선수들이 포진해 올 한 해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차례로 포진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시즌 절정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의 손흥민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루카쿠는 과연 톱5에 속해 있을까, 그리고 ESPN이 세계 1위라고 생각하는 스트라이커는 누구일까. 랭킹 형식으로 소개한다. ※본문 중 데이터는 EPSN 참조, 괄호 안은 (현 소속클럽/국적/연령)

■ 1위=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폴란드/32세)
ESPN이 꼽는 2020년 최고의 스트라이커는 레반도프스키였다. 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선택으로 여겨진다. 2019-20시즌 개막 후 현재까지 62경기에 출전해 70골, 지난 시즌에는 팀으로서 3관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분데스리가, DFB 포칼, CL 등 3개 대회에서 모두 득점왕에 등극했다. 1971-72시즌 전 서독 대표 공격수 게르트 뮐러가 기록한 시즌 40골이라는 분데스리가 기록 경신에도 기대가 크다.

■ 2위=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노르웨이/20세)
신세대 노르웨이 ‘괴물’이 2위에 올랐다. 타고난 체구에다 몸놀림도 빠르다. “끝 모를 자신감을 느끼게 하는 선수”라고 ESPN이 평가하듯 20세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대범함을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미 어린 나이에 세계 톱 클래스 스트라이커로 명성을 쌓았음에도 겸손하고 들뜬 기색이 없다. 2021년 시즌의 활약도 주목된다.

■ 3위=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프랑스/32세)
ESPN이 과소평가된 스트라이커라고 표현하듯 포르투갈 대표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도우미 역으로 오랫동안 그늘에 가린 존재였지만 호날두의 유벤투스 이적을 계기로 주역을 맡아 진정한 위협을 발휘하게 됐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 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안겼을 뿐 아니라 2년 연속 리그전 20골 돌파라는 사상 첫 위업을 달성했다.

■ 4위=해리 케인(토트넘/잉글랜드/27세)
연초부터 수술을 받으면서 장기 이탈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복귀 이후 활약은 특기할 만해 올 시즌 리그전 11경기에서 8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역대 3위의 속도로 프리미어 150골도 달성했다.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과의 환상의 듀오‘를 이루면서 주제 모리뉴 감독도 “판타스틱하고 이 팀의 정신을 보여주는 선수”라며 에이스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 5위=로멜루 루카쿠(인텔/벨기에/27세)
루카쿠는 자신의 장담대로 5위에 올랐다. 세계 ’톱5‘ 스트라이커라는 말이 결코 자만만은 아니라는 뜻일 것이다. PK에서는 얼음처럼 냉정하고, 공중전에도 강하며 페널티 구역 밖에서도 슈팅을 날릴 수 있다. 게다가 에어리어 내에서의 위상도 발군이다. 인테르의 데뷔 시즌에서 51경기 34골 기록을 남기면서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그를 다듬어지지 않은 다이아몬드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완전히 벽을 깼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 6위=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아르헨티나/32세)
최근 부상 여파로 그라운드에 나서는 횟수가 적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득점을 한 것도 1월 21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런데도 ESPN은 “그것만으로 맨체스터 시티에 있어서 아구에로의 중요성이 희미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도 “그가 본래의 차원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면, 클럽 최고의 선수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유일무이하니까”라고 코멘트하고 있다.

■ 7위=치로 임모빌레(라치오/이탈리아/30세)
세리에A 최고의 골잡이는 지난 시즌 리그 최다 기록인 36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게다가 유럽 최다득점자에게 주어지는 ‘골든슈’까지 획득했다. 도르트문트나 세비야에서는 본래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실의의 귀국을 했지만, 라치오의 에이스로서 CL 출전권 획득에 공헌했다. 작년 시즌에는 15개 중 14개의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등 긴장된 상황에 강한 면모도 보였다.

■ 8위=티모 베르너(첼시/독일/24세)
ESPN이 일관성 있는 골잡이라고 평가한 베르너는 지난 시즌 리그전에서 28골, 챔피언스리그(CL)에서 4골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올린 28골 중 23골은 흐름 속에서 터뜨린 것이고 그중 21골은 페널티 지역 안에서 터진 슈팅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이 데이터로부터 ESPN은 역습으로 위협을 줄 뿐만 아니라 골 결정력까지 겸비한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 9위=호베르투 피르미누(리버풀/브라질/29세)
득점 수는 결코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에는 리버풀을 30년 만에 리그 제패시키는 데 기여했다. 이른바 ‘가짜 9번(폴스 나인)’의 역할을 담당해 공격의 조립으로부터 피니시까지 해낸다. 또 전선에서의 압박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세네갈 공격수 사디오 마네와 이집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에게도 가장 의지가 되는 남자다.

■ 10위=라울 히메네스(울버햄튼/멕시코/29세)
멕시코 대표 스트라이커는 지난 시즌 공식전 2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약진한 울버햄튼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최전선에서 ‘타깃 맨’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골문 앞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완수한다. 유벤투스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의 이적이 거론되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ESPN은 평가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