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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공격 속 "즉시 테헤란 철수하라"…민주당은 전쟁 개입 제동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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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공격 속 "즉시 테헤란 철수하라"…민주당은 전쟁 개입 제동 나서

지난 15일(현지시각)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하이파만 바잔에 있는 정유시설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5일(현지시각)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하이파만 바잔에 있는 정유시설에서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즉각 대피할 것을 촉구하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거듭 경고했다.

반면 민주당은 의회 승인 없는 대이란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상정하며 대통령의 군사 개입 권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 "이란은 핵무기 가질 수 없다"…트럼프, G7 회의서 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절대로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적었다. 같은 날 ABC뉴스 인터뷰에서는 “미국은 이 충돌에 개입하지 않았지만 개입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온 G7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확전 자제를 촉구하는 G7 성명 초안 서명을 거부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 측은 공동성명에서 빠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란 핵시설 초토화…미국 ‘60일 데드라인’ 뒤 이스라엘 공습


이스라엘은 지난 13일부터 이란 전역의 핵 연구시설과 군사 인프라를 정밀 타격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6일에도 이란 국영방송국 건물과 테헤란 공항의 F-14 전투기를 공격했으며, 전날에는 주요 핵시설이 모여 있는 나탄즈의 최대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규모 타격을 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나탄즈에 있던 약 1만5000개의 원심분리기가 대부분 파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공격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자위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텔아비브와 하이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민간인 포함 최소 8명이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당국이 밝혔다.

◇ 美 민주당 "의회 승인 없는 전쟁 개입 안 돼"…전면전 우려 고조


군사 충돌이 격화되자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팀 케인 상원의원(버지니아주)은 16일 상원에 트럼프의 이번 사태 개입에 제동을 거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을 개시하려면 반드시 의회의 명시적 승인, 즉 선전포고나 군사력 사용 승인(AUMF)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케인 의원은 성명에서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미국을 또 다른 중동 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면서 “이 결의안은 미국의 젊은 병사들이 또다시 ‘끝나지 않는 전쟁’에 파병되는 일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라고 밝혔다. 이 결의안은 ‘특권 결의안’이기 때문에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도 표결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 이란 “미국이 나서서 네타냐후 설득하라”…조건부 협상 의지


이란은 민간인 사망과 수도 테헤란에 대한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만·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를 통해 미국 측에 휴전을 압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측이 이스라엘을 설득해 공격을 멈춘다면 이란이 핵 협상에서 유연성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란 아바스 아라크치 외교부 장관은 X를 통해 “미국이 진정으로 외교를 원한다면 다음 수순은 결정적이다.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완전히 멈추지 않는 한 우리의 대응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론까지 거론…협상 여지는 남아


이란 의회는 이날 처음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가능성을 거론했다.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약 요구에 반발하며 군사·외교 양면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NDTV는 “공습 경보와 폭발음에 두 자녀가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 “주유소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길게 줄이 늘어서 있고 도시를 떠날 방법이 없어 절망적”이라는 이란 수도 테헤란 현지 주민 인터뷰를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