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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라면 외길' 신춘호 농심 회장, 27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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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라면 외길' 신춘호 농심 회장, 27일 오전 지병으로 별세

형 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갈등 겪으며 창업
‘신라면‧새우깡’ 신화 만들며 ‘K-라면’ 이끌어

'라면왕' 신춘호 농심 회장이 27일 새벽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농심
'라면왕' 신춘호 농심 회장이 27일 새벽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농심
농심을 창업해 '신라면'과 '새우깡' 신화를 만든 식품업계 '큰 별' 신춘호 회장이 별세했다. 그는 '라면왕'으로 불리며 라면의 국산화와 'K-라면'을 선도한 인물이다.

◇라면 하나로 식품업계 이끈 '큰 별'

농심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 창업주 율촌(栗村) 신춘호 회장이 27일 오전3시38분께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1965년 농심을 창업한 후 56년간 회사를 이끌며 국내 라면 산업은 물론 식품업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이다. 형과 함께 일하다 갈등을 겪으며 1965년 롯데그룹을 떠나 롯데공업을 차렸다. 그해 계열분리로 농심을 설립했으며 이후 신라면과 새우깡,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 국내 대표 라면과 과자 등을 만들었다.

고인은 이 과정에서 라면의 국산화를 주도했다. '한국에서의 라면은 간편식인 일본과는 다른 주식이어야 한다'는 철학 아래 값이 싸면서 우리 입맛에 맞고 영양도 충분한 대용식 개발에 매진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창업 초기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라면은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렇게 탄생한 라면과 과자 등은 출시 때마다 히트 상품이 됐다. 그중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각각 현재 국내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달리는 제품으로 자리했고 농심은 36년간 라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신라면은 100여 개 국가로 수출되며 지난해 4400억 원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K-라면'의 대표 상품으로 올라섰다.

◇농심 신동원 부회장의 '2세 경영체제'로


신 회장의 별세로 농심은 앞으로 2세 경영체제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최근 사이내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아 창업 후 56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신 큰아들인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 등과 함께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신 부회장이 1997년 농심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후 2000년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경영을 맡고 있어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여기에 신 부회장은 현재 농심의 최대 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 주주다. 지난해 말 신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김낙양씨와 장녀인 신현주 농심기획 부회장, 신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부인인 차녀 신윤경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이며 발인은 30일 오전 5시,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