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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너, 세계 최초 ‘로봇 폰’ 공개…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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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너, 세계 최초 ‘로봇 폰’ 공개…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

바르셀로나 MWC서 AI 카메라 탑재 로봇 스마트폰·휴머노이드 로봇 발표
전 세계적인 메모리 칩 부족 위기 속 ‘기술 혁신’으로 돌파구 모색… 상용화는 과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는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침체된 시장을 활기차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아너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는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침체된 시장을 활기차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아너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가 세계 최초의 '로봇 폰'과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전격 공개하며 차세대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이 혁신 부재로 정체된 가운데,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하드웨어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 행사에서 아너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로봇 카메라 시스템과 미래 로봇 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 180도 회전하며 물체 추적… 폰 속에 들어간 ‘로봇 카메라’


아너가 선보인 '로봇 폰'의 핵심은 본체에서 솟아올라 180도 회전하는 초소형 로봇 카메라다. 이 카메라는 단순히 각도를 조절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음성이나 손짓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물체와 사람을 정밀하게 추적한다.

음악 비트에 맞춰 춤을 추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 인간의 몸짓을 흉내 내는 상호작용 기능도 탑재됐다.

아너 측은 스마트폰이라는 얇은 기기 안에 민첩하게 움직이는 로봇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마이크로 모터와 초소형 짐벌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 제작에서 얻은 정밀 힌지와 배터리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로봇 기능을 갖추고도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한 두께와 무게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현장 시제품은 아이폰 4와 비슷한 크기로, 현세대 스마트폰보다 약간 두꺼운 수준이다.

◇ 소비자용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출… ‘알파 플랜’ 본격 가동


아너는 이날 행사에서 브랜드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도 함께 선보였다. 이는 지난 5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AI 강화 프로젝트 ‘알파 플랜’의 구체적인 결과물이다.
제임스 리 지안 아너 CEO는 “로봇 폰과 휴머노이드 로봇은 2019년 폴더블 폰 등장 이후 업계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너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초기에는 쇼핑 도우미, 사업장 점검, 노약자나 어린이를 위한 동반자 지원 등 소비자 지향적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미 로봇 폰의 액션 카메라 기능을 두고 “라이브 스트리밍의 마법 같은 도구가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 메모리 칩 부족과 내구성이 걸림돌… 글로벌 확장의 시험대


혁신적인 시도에도 불구하고 아너 앞에는 험난한 과제가 놓여 있다. 현재 전 세계 전자업계는 전례 없는 메모리 칩 부족 현상을 겪고 있으며, 2026년 스마트폰 시장은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반적인 쇠퇴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Omdia)의 루나르 뵈르호브데 분석가는 “메모리 공급 부족 속에서 프리미엄 모델인 로봇 폰의 가격 책정과 공급망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봇 카메라의 물리적 내구성 역시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다. 뵈르호브데는 “새로운 콘셉트를 전 세계 무대에 선보인 것은 탁월한 결정이었지만, 시스템의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어 대규모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 한국 산업계와 스마트폰 시장에 주는 시사점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로봇·AI 융합 시도는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폴더블 폰에 이어 ‘로봇 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가 등장함에 따라, 국내 부품 업계는 초정밀 마이크로 모터와 액추에이터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신 기기를 넘어 ‘개인용 로봇 단말기’로 진화하는 흐름에 대비해야 한다.

아너가 쇼핑과 동반자 로봇을 내세웠듯, 우리 가전 및 통신 기업들도 스마트홈과 연동되는 소비자용 AI 로봇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사용자에게 정서적·실용적 가치를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메모리 부족이 스마트폰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공급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고부가가치 모바일 메모리(LPDDR5X 등)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 부품 가격 상승이 완제품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