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14)] 한강 실종 대학생을 연상시키는 영화 '공공의 적'

글로벌이코노믹

[마음을 치유하는 영화(14)] 한강 실종 대학생을 연상시키는 영화 '공공의 적'

영화 '공공의 적'.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공공의 적'.
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동의 크기는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감동의 포인트는 관객들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인 정서가 있기 때문이다.

정서는 교육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원래 인간의 감성 안에 내재된 것이다. 당연히 선과 악으로 구분되어 있고 선을 추구해야 함은 영화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악은 선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종종 사용된다.

영화칼럼을 위해 자주 만나는 김흥도 감독은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우연히 그가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논문 심사위원 중 한분이 다른 심사위원들을 설득하였다고 한다. 김흥도 감독의 논문이 사회에 조그마한 기여라도 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학위를 주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가 느낀 것은 박사학위논문 판단기준 역시 개인의 발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사회 공익을 향상시킬 수 있느냐 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사라는 사람은 모름지기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학문을 통해 선을 이루려는 사랑의 마음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영화예술 역시 그러하다. 지금 한강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사인을 놓고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사건인지, 사고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것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한다면 어떤 내용을 감동의 포인트로 만들어야 할까? 또 사랑의 메시지를 갖고 있는 감동적인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스토리로 구성해야 할 것인가?

영화는 영화다. 한강에서 의문사한 의대생 이야기를 사인을 규명하기 위한 진실을 찾아갈 필요는 전혀 없다. 영화는 뉴스나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의 목표는 실제적 진실보다는 감독으로부터 의도된 인위적인 감동을 대중에게 주는 데 있다. 진실보다는 감동이 영화의 가치라는 것이다.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기자라면 식상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스토리가 아닐까.

술에 취한 의대생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학교폭력 피해자이다. 한강변에서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피해자를 목격하고 그를 도와주려다가 잘못 맞아서 쓰러진 후 가해학생들에 의해 유기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도움 받은 피해학생이 가해자들이 두려워 증언도 못하고 가해자의 부모가 오히려 인권을 주장하는 사회적 모순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영화 '공공의 적'이다. 이성재라는 연기자는 영화 속에서 부모까지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나온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만을 갖고 있던 아버지를 잔인하게 칼로 살해한다. 그것을 목격한 어머니도 무자비하게 난자한다. 죽어가는 어머니의 눈에 자신을 찌르다가 떨어진 자식의 손톱이 들어온다. 죽는 순간에도 그것을 꿀꺽 삼킨다. 잘 아시겠지만 어머니의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의 감동적인 포인트다.

이러한 짧지만 강력한 한방을 위하여 감독들은 길게는 수년을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