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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매업체들, 실질 매출 1.2% 감소 전망…금융위기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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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매업체들, 실질 매출 1.2% 감소 전망…금융위기 이후 처음

미국 뉴욕 맨하튼 타깃 매장의 쇼핑카트에 새겨진 타깃 회사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맨하튼 타깃 매장의 쇼핑카트에 새겨진 타깃 회사로고. 사진=로이터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주도 경제다. 여전히 미국 가계의 소비 지출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힘쓰는 미 연준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지만, 미국 소매업체들은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실질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게되었다고 외신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주 시작되는 쇼핑 최대 성수기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1980년대 초 이후 최고 정점을 찍었던 인플레이션으로 쇼핑객들의 구매력 감소로 이어지면서 소비 지출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20년과 2021년 홀리데이 소비 지출에 큰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 공포와 공급망 충격이 사라지면서 대부분의 소매 업체들은 향후 몇 주 동안 매출 성장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눈치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소매업체들은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 전년 대비 4.5%의 헤드라인 매출 성장(명목 성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소매업자들이 인플레이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올라간 비용을 가격 인상으로 전가할 것이지만, 그렇다치더라도 실질적으로 1.2% 감소에 해당할 것이다.

S&P의 미국 소비자 시장 서비스 대표인 마이클 즈디낙은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감안할 때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잘 버텨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해는 또 없다"며 초고인플레이션과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이라는 예외적인 조합으로 소비자들 지출 계획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할인 등 판촉 행사를 찾을 것이다. 쇼핑 센터 산업 그룹인 ICSC의 연구 부사장인 스테파니 세겔스키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소비 의향이 있으며, "그들은 더 높은 가격에도 지난해 만큼은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부양책의 일환인 지원금 저축액을 다 써버리면 소비지출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에 의지할 것이다. 이번 주 뉴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경제전문가들은 3분기 신용카드 잔액이 연간 15%씩 증가해 2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의 벳시 그라섹 상무는 신용카드 대출이 "지난 분기에 걸쳐 정말로 급증하고 있다"며 연체율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일반적으로 더 많은 대출 손실 발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종합 상품소매업체인 타깃은 3분기 말 소비 패턴이 "극적으로" 바뀌었고,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해졌다고 경고하면서 대형 체인점들의 실적 발표는 이번 주 홀리데이 시즌 전망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월마트의 상향된 시장 전망, 그리고 신발 소매업체인 풋락커의 '강력한 모멘텀'등 보며 애널리스트들은 서로 다른 재고포지션이 기업 실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시어스 캐나다의 전 CEO인 마크 코헨은 "올해는 이래저래 홀리데이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2021년 홀리데이는 워낙 변칙적이어서 전년도 실적을 토대로 수요를 예측한다면, 모두가 빗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관계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초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데, 특히 수요 억제 차원에서 소비 지출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레이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소매 마진 감소가 일부 소비재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는 데 의미 있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이번 주 그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축에서 벗어나고 공급망이 해소되는 등 경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소매업체가 인상한 가격을 되돌리기 위해 더 많이 쌓이는 재고가 경쟁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기존 자신의 견해를 반복했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도 이번 주 기자들에게 "기업들이 가격 결정을 잘못하면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 기업이 경쟁 기업들보다 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앞서서 가격 인상에 나서면, 그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잃을 것"이라며 "그런 시장 점유율 상실은 영구적인 경향이 있으며, 심지어 완전히 망하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예상보다 8.3% 증가했다. 그러나 연준이 수십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하는 가운데 더 높은 대출 비용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이번 주 "소비자들이 한발 물러서서 소비 지출을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물론 그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적응하면서 절충을 해서 그렇지 않으면 사지 못하는 물건들은 다시 내려놓을 것이다. 그들은 또한 경기 둔화에 대비하고 있으며, 그것은 매우 좋은 시작이다"고 덧붙였다.

정책 변화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적절한 과정을 거쳐 더 강력한 경제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며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내년 소비자 지출에 대한 훨씬 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블러드 총재는 목요일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은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만큼 좋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 관점에서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경기 둔화가 좋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