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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ESG 경영에 진심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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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ESG 경영에 진심을 담다

단독체제 전환 후 책임경영 시작…상생의 가치로 기업 브랜드 강화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이 2010년 우아한형제들 창업 후 13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2020년 김범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대표로 선임할 때도 김 의장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1월 연임 제안을 고사했고 김 의장은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의장직만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우아한형제들은 이국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이로써 이국환號(호)는 본격적인 책임경영을 시작하게 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 리스크 관리 등 경영 전반에 식견을 지닌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연세대와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SK텔레콤과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 휠라코리아를 거쳐 지난 2017년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한 후 배민라이더스사업실장, 딜리버리사업부문장, 배민사업부문장을 역임하며 푸드 딜리버리 사업과 B마트·배민스토어 등 퀵커머스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올 초 우아한형제들이 이 대표에게 책임과 권한을 일임하고 단일 대표로 전환한 것은 책임경영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맡은 사업마다 뚜렷한 실적으로 증명한 만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배민이 배달 앱을 넘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머스 플랫폼이 되도록 역량을 발휘해야 할 숙제를 받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되기 전부터 업무를 시작해 짧은 기간이지만 1위의 품격을 지켜내고 있다. 특히 배민의 ESG 경영을 이어감으로써 기업의 상생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무료 장사교육 프로그램인 ‘배민아카데미’를 통해 외식업을 하는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보여줬다. 배민아카데미는 음식 조리, 메뉴 구성부터 세무, 법무 등 식당 경영 전반까지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론이나 일방적인 강의 형태의 교육보다 실제 장사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컨설팅, 실습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사장님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배민아카데미의 온오프라인 교육 누적횟수가 2000여 회, 교육에 참여한 사장님 수는 총 20만 명을 돌파했다.

기존에 이어 오던 배민아카데미는 올 하반기 사장님들 간 네트워킹을 위한 신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더욱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배민아카데미 교육을 수료한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함께 장사 고민이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론칭을 준비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가게 운영을 포함한 여러 고민이나 어려움을 나눌 만한 모임과 교류 기회가 적은 외식업 사장님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배민아카데미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다양한 챌린지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장님들은 교육받고 공부한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실천하면서 네트워크까지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외식업 사장님들의 가게 마련에 힘을 보태는 프젝트도 계속된다. ‘첫 내 가게 마련 대출’은 우아한형제들과 KB국민은행이 외식업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마련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가게를 구입하고 싶지만 낮은 신용등급과 개인 담보 부족으로 1금융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외식업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올해도 지원 사업을 이어간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외식업 사장님 자녀들에게 1인 최대 600만 원을 지원하는 ‘우아한 사장님 자녀 장학금’ 제도도 계속 이어가면서 상생의 가치를 단절하지 않고 실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배민 라이더를 위한 상생 정책도 강화했다. 이륜차 안전운전 교육을 전담하는 배민안전교육센터, 라이더와 커넥터 모두 산재보험 100% 가입, 커넥터의 시간제 보험료 낮추고 가입 조건 완화, 라이더/커넥터의 근무환경 개선 및 보호강화 정책,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도록 혹한기·폭염기 맞춤형 물품 제공, 건강검진 비용부터 휴가비까지, 라이더·커넥터 다양한 살핌 정책 등 배달원들의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계속 전개하고 있다.

‘랜선JOB담’(랜선잡담)을 개최해 회사에 관심이 있는 구직자와 현업 직무 담당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랜선JOB담은 우아한형제들 현직자가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구직자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하고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궁금했던 업계 종사자를 만나 함께 커피를 마시며 커리어 경험을 공유하는 ‘커피 챗’(Coffee Chat) 문화에서 착안해 진행했다.

여기에 더해 배민 만의 친환경 활동으로 ‘배민그린’을 통해 ESG 담당 조직이라는 경계를 짓지 않고, 각 사업부에 속한 구성원들이 친환경 활동의 기획과 실행, 분석 단계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의 친환경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대표적으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기능의 도입(배민앱), 재활용이 가능한 바이오 플라스틱 ‘친환경 용기’ 제조 및 판매(배민상회), 커피 찌꺼기로 만든 연필 등 각종 ‘재활용 필기구’ 제조 및 판매(배민문방구),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 교육 프로그램인 ‘그린 클래스’ 진행(배민아카데미), 소비자들의 배달음식 용기 분리수거를 돕기 위한 ‘분리배출 다이어리’ 영상(배민 유튜브 채널), ‘지구를 생각하는 B마트 포장재’를 내걸고 비닐뽁뽁이 대신 종이 완충재 사용 /분리 배출이 쉽도록 보냉팩 은박 코팅을 제거 및 아이스팩은 100% 물로 채워 배송(B마트) 등을 실천 중이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배민은 올해 1분기 40만건대의 정보량을 기록하며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6곳 중 압도적으로 관심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배민은 1분기 정보량 42만2901건으로 6개 배달앱 가운데 전체 51.79%를 기록하며 1위를 지켜냈다. 배민의 지난 한 해 관심도 점유율이 51.66%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0.13%P 상승함으로써 굳건한 아성을 지킨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이슈들과는 별개로 아직 단독 대표 체제로 돌입한 기간이 짧아 실적으로 이 대표의 경영 능력은 검증이 덜 된 상황이다. 또 2020년 112억 원에서 2021년 757억 원으로 늘어난 영업적자를 대폭 줄여 흑자전환 발판도 마련해야 되기 때문에 이 대표 체제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선이 제기된다.


최양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luswate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