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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팔린다고?"…8500원 컵라면·2만원 햄버거 대박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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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팔린다고?"…8500원 컵라면·2만원 햄버거 대박난 까닭

희소성·소비 경험 중시하는 MZ세대 맞춰 기획…점보 도시락은 중고 플랫폼서 시중 2배 가격으로 거래


GS25의 점보 도시락(왼쪽), 버거킹 콰트로 맥시멈 버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버거킹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GS25의 점보 도시락(왼쪽), 버거킹 콰트로 맥시멈 버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버거킹 제공

“이걸 누가 사나 했는데 진짜 팔리네요.”
편의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GS25 점주가 보인 반응이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 지갑이 닫히는 상황이지만, 높은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들이 있다. 8500원짜리 컵라면, 2만원대를 육박하는 햄버거가 그 주인공으로, MZ세대를 겨냥해 희소성과 모험성을 자극한 결과란 평가가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가 지난달 31일 단독 출시한 ‘팔도 점보도시락’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며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보이고 있다. 개당 가격은 8500원으로 컵라면치고 비싼 가격이지만, 일반 도시락 컵라면의 8배 분량을 자랑하는 역대급 사이즈와 독특함에 바이럴 효과까지 더해지며 인증 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한정 판매되는 팔도 점보도시락은 GS25가 팔도의 지식재산권(IP)를 확보해 기획한 제품으로, 면과 스프는 전문업체에 맡겨 팔도에 컨펌을 받아 제작됐다. 용기 및 디자인도 팔도의 최종 확인을 받았다. 편의점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해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주기 위해 개발됐다.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버금가는 독특한 제품과 네이밍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곳도 있다. 주인공은 버거킹이다. 버거킹이 4월 24일 출시한 콰트로 맥시멈(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 프릭의 줄임말) 2종은 버거 패티만 최대 4개까지 들어가는 제품으로 론칭 첫 주 예상 판매량의 150%를 훌쩍 넘기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패티 4장이 들어가는 ‘콰트로 맥시멈 4’의 세트 가격은 1만8500원, 단품 가격은 1만6500원이다. bhc의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 가격이 1만7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헉’ 소리 나는 가격이지만 올해 선보인 신제품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게 버거킹 측의 설명이다.

버거킹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패티가 겹겹이 들어간다는 메뉴 자체의 개성과 특이한 네이밍으로 론칭 당일부터 두드러진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이 같은 모험적 제품을 출시하는 까닭은 소비 주축인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함이다. 특히 편의점과 햄버거 전문점은 MZ세대들이 주요 소비층이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한 신제품과 마케팅은 필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희소성과 모험을 가장 빨리 경험해 공유하기를 즐기는 MZ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화제성’을 키울 수 있는 마케팅이나 신제품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웃돈 주고도 산다?…중고 플랫폼까지 등장한 이 라면


사진=당근마켓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당근마켓 캡처
GS25의 팔도 점보도시락은 품귀 현상에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도 점령했다. 시중 가격의 2배 이상의 웃돈까지 붙었다. 적게는 1만6000원대부터 많게는 3만원까지 다양했고, 2배 이상의 값에도 거래가 성사됐다.

온라인에는 “시댁식구들과 여행을 준비하며 핫템인 점보도시락을 프리미엄을 주고 겨우 샀다”는 후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실제로 팔도 점보도시락은 출시한지 일주일도 안돼 1차 물량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GS25에 따르면 1차 물량은 5만개 규모로 잡았고 현재 2차 물량을 확보 중이다. 구체적인 물량 규모와 시기는 확정된 바 없으나 물량 확보 후 추가 공급을 할 예정이다. 2차 물량이 풀리지 않은 만큼 품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GS25 관계자는 “바이럴 붐이 일면서 제품이 빠르게 소진돼 당근마켓 등 중고 플랫폼에도 올라온 것으로 안다”며 “요즘 고객들은 SNS에 보여주기 용으로 특별한 상품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베스트셀러인 ‘도시락’을 유니크하게 개발한 것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바이럴 효과를 톡톡히 본 버거킹은 지난 5일 MZ세대를 자극할 만한 또 다른 신제품을 내놨다. ‘다이블로 IV’와 협업한 ‘헬로 릴리트 와퍼’와 ‘헬로 이나리우스 와퍼’ 2종이다. 제품명은 불을 연상시키는 지옥 ‘헬(Hell)’과 안녕이라는 뜻의 ‘헬로(Hello)’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 재미를 더했다. 또 선착순 한정 게임 아이템을 증정하는 것으로 바이럴 효과를 기대 중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브랜드에 대한 최선의 경험을 선사하고자 펀슈머 마케팅도 단순히 특이한 개성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브랜드 경험 전반에 녹이고 있다”며 “즐거운 경험을 자발적 SNS 인증샷을 남기는 등의 소비자 관여로 브랜드 전반적 로열티를 더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