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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극한날씨에 간편식·양념류 매출 쑥…‘집밥’ 수요 잡기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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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극한날씨에 간편식·양념류 매출 쑥…‘집밥’ 수요 잡기 경쟁 치열

올해 국내 간편식 시장 5조2000억원 규모 추정…보양식·계절메뉴 등 매출 급증
간편 양념류 제품 종류 다양화…김치 등 밑반찬 “손쉽고 저렴하게”
신규 업체 잇달아 진입하며 경쟁 심화…제품력·가격경쟁력 관건

신세계푸드 호텔컬렉션 한우사골곰탕 조리예. 사진=신세계푸드이미지 확대보기
신세계푸드 호텔컬렉션 한우사골곰탕 조리예. 사진=신세계푸드
고물가로 소비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폭염과 폭우 등 극한날씨가 이어지며 ‘집밥’ 수요가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간편식 및 간편 양념류 등이 인기를 끌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간편식 판매액은 5조2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엔데믹 전환 이후에도 고물가 여파가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올해는 이른 무더위와 긴 장마 등 궂은 날씨까지 더해지면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업체의 매출도 여름 보양식과 계절 메뉴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신세계푸드의 7월 국탕류 간편식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삼계탕 간편식의 경우 6월부터 7월15일까지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했다. 오뚜기도 ‘옛날삼계탕’ 제품의 올해 1~6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00%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간편식 매출의 꾸준한 성장을 조리 편의성과 품질 등 맛 개선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간편식 제품은 제품을 개봉하지 않고 그대로 물에 넣어 끓이거나 개봉 후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할 수 있도록 출시되고 있다. 직접 요리하는 것에 비해 조리기구 사용 시간과 번거로움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간편식 품질도 점차 상향되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연구개발을 통해 외식 업장의 맛을 간편식으로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문점 제조 방식과 동일한 조리 과정을 거치거나 독자적인 공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재료 원물을 풍부하게 넣어 식감과 풍미를 끌어올리는 것.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식 부담이 커진 가운데 품질 개선에 따라 간편식이 외식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연구원들이 전국 맛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맛을 평가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면서 “최근엔 여름을 맞아 대표적인 보양식인 삼계탕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간편식 시장 성장과 함께 간편 양념류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 밑재료만 갖추면 메인 메뉴부터 밑반찬까지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간편식보다 손이 더 가지만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국이나 찌개에서부터 김치류, 장아찌 등까지 메뉴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샘표는 지난 2021년에 새미네부엌 김치양념과 반찬소스를 선보인 뒤 지난해 말까지 판매량 680만개를 기록했다. 요리 초보자도 김치, 멸치볶음, 장조림 등을 반찬가게 등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어 인기다. CJ제일제당도 기존 찌개류가 주를 이루던 양념 브랜드 ‘다담’에 김치 양념과 반찬 양념을 추가하며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오뚜기도 간편 양념 브랜드 ‘오늘밥상’을 앞세워 탕·국·찌개·조림·볶음 등을 선보이고 있다.

간편식 시장 성장에 따라 신규 업체들이 뛰어들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미식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에 진출한 하림은 냉동과 상온을 아우르는 간편식 제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하림과 손잡고 정관장 홍삼 삼계탕을 출시하기도 했다.

크리스탈제이드도 지난 7월 25일 프리미엄 딤섬 ‘쇼마이 2종’을 출시하며 가정 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레스토랑 수준의 홈쿡을 지향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냉동상태에서 최적화된 딤섬을 만들기 위해 2년 넘게 메뉴 테스팅을 진행했다.

크리스탈 제이드 관계자는 “처음 선보이는 가정간편식 제품인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미식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프리미엄 간편식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