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뚜레쥬르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등에서 560여 개의 글로벌 매장을 운영해왔으며, 이번 말레이시아 진출로 해외 진출 국가는 총 9개국으로 늘었다.
새롭게 문을 연 ‘뚜레쥬르 선웨이 피라미드점’은 약 60평 규모의 넓은 카페형 매장으로 프리미엄 베이커리 전략에 맞춰 모던하고 밝은 분위기로 꾸며졌다. 다양한 빵과 케이크는 물론, 식사 대용 메뉴와 음료 등으로 구성된 ‘토탈 K-베이커리’ 콘셉트를 적용해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한다.
이번 진출은 사실상 재도전이다. 뚜레쥬르는 2011년 말레이시아에 MF(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했지만 2017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CJ푸드빌은 현지 파트너사의 재정적 어려움을 철수 배경으로 설명했다.
MF는 본사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현지 기업에 브랜드 사용권과 기술을 제공하며 로열티를 받는 형태다.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와 빠른 시장 확장은 장점이지만 파트너사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이번 재진출에 있어 뚜레쥬르는 한층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인도네시아 브카시에 설립한 생산 공장은 동남아 시장 공략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해당 공장은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역 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시장은 뚜레쥬르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인접해 사업 운영과 물류 등 다방면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물류 시너지와 현지 파트너사의 역량도 사업 확장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번에 계약한 MF 파트너사 ‘스트림 엠파이어 홀딩스(Stream Empire Holdings)’는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F&B, 편의점, 패션 리테일 등 다양한 유통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CJ푸드빌은 이 회사가 보유한 유통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뚜레쥬르의 입지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과거 철수했던 캄보디아에서도 다시 사업을 시작하며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캄보디아에서는 팬데믹 기간 중 철수했으나, 지난해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EFG와 MF 계약을 체결하고 프놈펜에 1, 2호점을 동시에 개점했다. 이후 약 1년 만에 4개 매장 운영에 성공했다.
CJ푸드빌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외형 확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입증한 패스트리와 생크림 케이크 등 스테디셀러에 더해, 현지 수요에 맞춘 샌드위치와 음료 메뉴까지 갖춘 탄탄한 라인업으로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6월 중에는 쿠알라룸푸르의 또 다른 핵심 상권인 선웨이 벨로시티몰에 추가 매장도 선보인다.
CJ푸드빌은 미국과 동남아시아를 두 축으로 뚜레쥬르의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10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동남아 시장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은 제2의 베이커리 시장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