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시흥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17일 오전 9시부터 SPC삼립 본사(서울 서초구)와 사고가 발생한 시화공장(경기 시흥시)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대상은 사무실 12곳으로, 수사관과 근로감독관 등 총 80여 명이 투입됐다.
사고는 지난달 19일 오전 3시께 SPC삼립 시화공장 내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발생했다. 50대 여성 근로자 A 씨가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안에서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졌다. 수사기관은 해당 기계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A 씨가 내부 좁은 공간으로 직접 진입한 상태였다고 보고 있다.
사고 이후 경찰과 고용부는 현장 감식과 관계자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7일에는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등 관련자 7명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번 압수수색에서는 사고 당시 작업 절차와 안전 조치 이행 여부, 근로자 보호를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실효성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내부 문서와 전산 자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A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업용 윤활유 ‘금속 절삭유’ 용기를 확보하고, 해당 내용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한 상태다. 해당 절삭유는 일반적으로 금속 가공 공정에 사용되는 유해 물질이다. 인체에 흡입 또는 접촉 시 유해성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SPC 측은 “해당 공정에서는 식품용 푸드 그레이드 윤활유를 사용하고 있으며, 절삭유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경찰은 절삭유 용기의 존재와 실제 사용 여부, 제품 오염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정 결과와 확보된 증거를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기계 정비 작업 시 안전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체계가 구축돼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겠다”며 “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에 대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