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전격철회, 사외이사 자격논란
기업은행 내부규정 발목, 용두사미 전망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노동이사제가 용두사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을 공론화한 KB국민은행 노조가 전격적으로 철회하며 김이 빠진 모습이다. 적극적 추진의지를 보이는 기업은행도 내부규정상 노조가 추천할 권한이 없어 현실적으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이사제가 사실상 물건너감에 따라 오늘 3월 주총도 별다른 잡음없이 무난히 마칠 전망이다.기업은행 내부규정 발목, 용두사미 전망
◇ KB국민은행 노조, 전격철회…추진동력 잃으며 기업은행에도 영향
노동이사제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KB국민은행이 전격적으로 노동이사제를 철회하며 추진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여 기업 경영자 중심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경영투명성 강화로 기업 발전을 위해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 도입 운영중인 제도다. 일반 비상임이사와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과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1일 백승헌 변호사에 대한 사외이사 후보추천 주주제안을 수일 안에 자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추천후보인 백승헌 변호사가 사외이사의 자격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동이사제 안건이 주주총회 상정도 어렵게 됐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과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21일 백승헌 변호사에 대한 사외이사 후보추천 주주제안을 수일 안에 자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백 사외이사 후보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에서 KB금융 계열사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소송을 수행한 사실이 있어 이해 상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KB노협 등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계열사 KB손해보험은 법무법인 지향의 대표변호사와 구상권 관련 소액사건을 맡겼다. 월평균 200만원 미만, 건수는 월평균 2건 미만으로 KB손해보험의 연간 법률자문·소송대리 규모와 비교하면 금액으로 0.1% 미만에 불과하다.
하지만 백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할 경우 후보자 자격 시비와 노동계 기업지배구조 개선 의지 훼손 등 노동이사제 도입의 취지와 달리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될 수 있어 처음부터 사외이사 후보추천을 철회했다.
박홍배 KB노협 의장 겸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투쟁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노조의 지배구조개선 활동은 법적 요건이나 규정, 지침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정상 백승헌 변호사를 대신할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 추천도 어렵다. 통상 주주총회 안건은 6주 전에 제출, 4주 전에 확정돼야 한다. KB금융의 정기 주주총회는 다음달 27일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사외이사 후보추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외이사 임기만료 소수…은행권 주총 무난할 전망
기업은행의 경우 노동사외이사를 추천했으나 도입자체가 불투명하다.
기업은행 노조는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IBK기업은행의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박창완 위원은 과거 경남은행 노동조합 위원장,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을 거쳐 정의당 중소상공인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기업은행노조는 이날 기업은행 경영진 측에 사외이사 추천서를 전달했으며, 추후 절차는 경영진과 협의 후 결정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노동사외이사에 대한 의지는 강하나 내부규정에 막혀 좌초될 수 있다. 기업은행 정관 제38조를 보면 사외이사는 경영, 경제, 회계, 법률 또는 중소기업 등에 관한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풍부한 자중에서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면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기업은행 지배구조내부규범 제10조엔 사외이사는 (이사회) 운영위원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해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노조 쪽에 추천권한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이 자진철회하며 함께 노동이사제의 바람을 탈 기회도 잃게 됐다는 관측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올 초 존재감을 보여준 KB국민은행 노조가 자진철회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반짝 이슈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이사제가 추진동력을 잃음에 따라 이번 은행권 주총은 별다른 이슈없이 무난히 진행될 전망이다. 사외이사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도 많지 않아 비교적 원활한 주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금융지주와 은행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대부분 재추천되서 신규이사는 극소수다. 5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사외이사 61명 가운데 임기만료 대상자는 31명인데 신규 선임될 인원은 4명뿐이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