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패스트트랙' 부응해 무기 개발 주기 혁명… 방산 테크 기업 몸값 치솟는다
민간 친환경 'RISE'·자율전투기 엔진 전방위 확산… 반도체·방산 들고 있다면 이 지표 보라
민간 친환경 'RISE'·자율전투기 엔진 전방위 확산… 반도체·방산 들고 있다면 이 지표 보라
이미지 확대보기항공우주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20일(현지 시각) GE에어로스페이스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복잡한 비행 조건을 충족하는 극초음속 듀얼모드 램제트 엔진의 기초 설계 도면을 순식간에 출력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성과는 통상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던 고난도 항공우주 엔지니어링 과정을 단 몇 초 수준으로 단축했다는 점에서 방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톤급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번 AI 설계는 초기 개념 설계 단계에 한정되며, 실제 무기 제작에 필요한 초고해상도 전산유체역학(CFD)과 실증 연소 시험 등은 별도의 물리적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연산하는 초기 장애물을 파괴했다는 점에서 파급력은 상당하다. 이 같은 초고속 생성형 AI 설계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 초거대 AI 가속기 기반의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 환경이 구축되면서 비로소 구현할 수 있었다. 방산 인프라가 하드웨어에서 반도체 중심으로 이동하는 유기적 연결성을 증명한 셈이다.
미 국방부 '패스트트랙' 직결…중국·러시아 위협론 뒤집는 역공 프레임
미국 국방부(DoD)가 핵무기 무력화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패스트트랙' 정책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이번 AI 설계 혁신은 미국 군사 안보에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한다. 그동안 미국은 극초음속 무기 분야의 시험 성공률과 실전 배치 속도 면에서 모두 중국과 러시아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초격차 AI 기술을 무기 설계 자체에 이식하면서 전세를 뒤집는 역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 빈치퀘라 GE에어로스페이스 리서치 총괄대표는 보도문에서 "생성형 AI를 극초음속 램제트 엔진 설계에 도입한 것은 수십 년간 축적한 항공우주 노하우와 AI 과학을 결합해 군사·상업용 엔진 기술의 미래를 정립한 이정표"라면서 "설계 주기 단축은 곧 시제품 시험과 최종 제품의 상용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민간 친환경 RISE 엔진과 자율 전투기 융합…방산 공급망 재편과 한국의 기회
GE에어로스페이스는 군사용 극초음속 엔진에 쓰인 생성형 AI 설계 기술을 민간 차세대 엔진과 무인 항공기 분야로 전방위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차세대 협동동체 항공기용 open fan 구조를 개발하는 'CFM 국제 혁신 친환경 엔진(RISE)' 프로그램이다. 민간 항공의 탄소배출 규제에 맞춘 복잡한 유체역학 설계를 AI가 대폭 단축하면서 친환경 엔진 시장의 주도권 선점 속도가 빨라졌다.
방산 부문의 포트폴리오 확장도 구체적이다. GE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공군과 무인 자율 전투기(ACP) 임무에 필수적인 중형 추력급 차세대 'GE426' 엔진의 예비설계검토(PDR)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6세대 전투기 '보잉 F-47'에 탑재할 'XA102' 적응형 사이클 엔진의 조립 전 단계 검증을 완료했다. 여기에 AI 설계 앱을 활용해 드론·협동전투기(CCA)용 소형·저가형 추진체까지 대량 생산할 기틀을 다지며 대량 소비형 자율 무기체계 수급 체계까지 완성해 가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무기 설계 시간 압축은 국방 밸류체인의 디지털 전환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뛰어난 K-방산 기업들에도 미국 주도 공급망 진입을 위한 새로운 기술 협력의 전환 국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는 엔진 고열을 견디는 핵심 내열·방전 부품 가공이나 유도 무기용 센서 모듈 그리고 AI 소프트웨어 구동을 위한 특수 목적용 임베디드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서 한국 기업들의 수혜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반도체·방산 투자자가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글로벌 안보 전문가들은 AI 기반의 설계 시간 압축이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방산 기업들의 자본 효율성과 이익률을 구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분석한다. 투자자들이 향후 생성형 AI 방산 혁신의 성패와 자산가치 변동을 가늠하기 위해 추적해야 할 계량화된 핵심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미 국방부 국방연구개발(RDT&E) 예산 중 AI와 디지털 엔지니어링 배정 비중이다. 정부 재정이 디지털 무기체계 전환에 얼마나 투입되는지 확인하는 지표다.
둘째, 2020년대 후반을 목표로 잡은 CFM RISE 친환경 엔진의 실물 시험비행 일정 준수 여부다. 민간 상용 항공 시장에서 생성형 AI 설계 기법의 실제 안전성과 안정성을 입증하는 분수령이다.
셋째, 협동전투기(CCA) 전용 소형 엔진의 기당 수백만 달러 이하 단가 목표 달성 여부다. 대량생산 체제하에서 AI 설계가 방산 제조 원가를 실제로 낮추고 마진율을 올리는지 판가름한다.
방산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독점적인 AI 생태계를 군사 기술에 완벽히 융합함으로써 향후 글로벌 방산 공급망에서 하드웨어 제조 역량 못지않게 '방산 소프트웨어 및 AI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기업의 몸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다만 고성능 항공 엔진용 칩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공급망 병목현상이나 수율 확보 지연이 발생할 경우 단기적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기술 개발 주기의 극단적 단축은 고질적인 방산 예산 낭비를 줄이고 글로벌 거대 방산 기업들과의 인수합병(M&A) 지형도에도 강력한 전환 국면을 만들어낼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