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실전 검증 드론 IP 역수입 검토… 보완재 넘어 플랫폼 표준 선점 포석
미국이 기술을 역수입하는 역설… K-방산이 직면한 자율 무인화 소프트웨어의 벽
LIG D&A·한화시스템 ‘소프트웨어 강자’ 기회… 하드웨어 편중 기업은 리스크
미국이 기술을 역수입하는 역설… K-방산이 직면한 자율 무인화 소프트웨어의 벽
LIG D&A·한화시스템 ‘소프트웨어 강자’ 기회… 하드웨어 편중 기업은 리스크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국방부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축적된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드론) 핵심 지식재산권(IP)과 인공지능(AI) 기술 확보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방위산업의 주도권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가 드론 및 전자전 시스템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의 군사 제품을 테스트하고, 관련 기술을 미국 현지에서 복제 생산할 수 있는 권리를 요청하는 방위협력 협정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고 무기 체계를 자랑하던 미국이 실전 데이터를 축적한 우크라이나의 AI 소프트웨어 기술을 역수입하려는 역설적인 구도가 형성되면서, 하드웨어 중심의 한국 방위산업에도 기술 격차 해소라는 무거운 과제가 떨어졌다.
펜타곤이 극찬한 기술… 미군 무인화 전략의 '게임체인저'인가
펜타곤이 주목하는 분야는 러시아의 강력한 전자기파 방해를 뚫고 목표물을 타격하는 AI 표적 시스템과 위성항법장치(GPS)가 차단된 상황에서도 작동하는 자율 항법 기술이다. 댄 드리스콜 미국 육군 장관은 최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의 시스템은 모든 드론과 센서, 타격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완전히 통합했으나 미국 군대는 아직 그러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실전 배치 속도에서도 격차가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군대는 이미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대(對)드론 기술 플랫폼인 '스카이 맵(Sky Map)'을 도입해 운용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같은 AI 드론 IP와 요격 기술을 미국에 제공하는 대신, 한국형 천궁-II의 대항마인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첨단 방공 시스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패트리어트는 단순한 요격 전력이 아니라, AI 드론 네트워크와 결합되어 유도탄 소비를 최소화하는 '통합 요격 체계'의 일부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 전장의 중심이 미사일에서 드론 방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글로벌 표준의 이동… 한국 방산 '누가 위험하고 누가 기회인가'
이 같은 외교·방산 복합 서사는 그동안 자주포나 장갑차 등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 집중해 온 한국 방위산업에 커다란 안보적 위기 신호를 보낸다.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를 무기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유럽 시장을 공략해 온 K-방산이지만, 미래 전장의 핵심인 'AI 자율 무인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는 격차가 존재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모든 국내 방산 기업에 위기인 것은 아니며, 기업별 기술 포트폴리오에 따라 수혜와 리스크가 극명히 갈릴 전망이다.
수혜 가능군으로는 LIG D&A, 한화시스템이 우선 거론된다. 정밀유도무기, 센서, 전자전 역량을 보유한 LIG D&A와 지휘통제(C4I) 네트워크 및 저궤도 위성 기술을 가진 한화시스템은 전장의 소프트웨어화 흐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다. AI 드론 통제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며 글로벌 무인 체계 시장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통적 기동·화력 무기 중심이나 최근 항공기 엔진 및 무인화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어 소프트웨어 내재화 속도에 따라 가치 재평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상 플랫폼 중심 기업들은 전차·장갑차 등 철저히 하드웨어 제조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가졌기 때문에, 무인 차량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탑재 속도가 늦어질 경우 장기적인 수출 전선에서 진입 장벽을 만날 수 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타임라인 및 지표
첨단 기술의 역수입이 현실화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소프트웨어 혁신을 이루지 못하는 방산 기업은 미래 전장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자산가와 방산 투자자들은 다음 세 가지 타임라인과 지표를 기반으로 대응해야 한다.
첫째, 단기(3~6개월) 관점의 미국-우크라이나 IP 계약 타결 여부다. 이는 계약 이벤트에 따른 뉴스 드리븐 변동성을 유발하며, 글로벌 무인 체계 시장에서 AI 소프트웨어의 상업적 가치를 평가하는 첫 기준선이 된다.
둘째, 중기(1~2년) 관점의 국내 주요 방산 기업 매출액 대비 AI 및 소프트웨어 R&D 투자 비율 추이다. 기업이 제조사에서 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실질적인 장부 지표다.
셋째, 장기(3~5년) 관점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한국형 드론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 개발 완료 시점이다. 독자적인 네트워크 통제 역량을 확보해야만 외산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K-방산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이끌어낼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