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년째 ‘롤챔스’ 타이틀 스폰서쉽 유지…LOL 마케팅도 적극
카트라이더에 진심인 신한은행, 對 MZ세대 브랜드 ‘헤이영’ 홍보 전략으로
리그 대신 구단 잡은 국민·하나은행, ‘찐팬’을 모셔라
은행권, “E스포츠 시장은 성장성이나 MZ세대 영향력 측면에서 매력”
카트라이더에 진심인 신한은행, 對 MZ세대 브랜드 ‘헤이영’ 홍보 전략으로
리그 대신 구단 잡은 국민·하나은행, ‘찐팬’을 모셔라
은행권, “E스포츠 시장은 성장성이나 MZ세대 영향력 측면에서 매력”
![우리은행이 올해 초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권광석 우리은행장(왼쪽)과 오상헌 LCK 대표가 손 팻말을 함께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우리은행]](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11118181334088919d71c7606b2112162107.jpg)
은행들도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주요 공략 대상도 기존의 '자금력 있는 중장년층'에서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으로 바뀌고 있다. 마케팅 방식 역시 TV·신문 광고에서 유튜브, SNS 등을 활용한 이색 콘텐츠 중심으로 변경하고 있다.
축구나 야구 등 전통적 스포츠에만 관심 갖던 은행들이 최근 ‘LoL(리그 오브 레전드)’, ‘카트라이더’, ‘스타크래프트’ 같은 E스포츠의 ‘큰 손’으로 떠오르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은행들은 기존 보수적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E스포츠 리그 스폰서쉽' 부터 '구단 운영'까지 뛰어들면서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우리은행은 SBS의 ‘LoL(리그 오브 레전드) THE NEXT 2021’의 ‘스타플레이어상’을 우리WON뱅킹앱에서 투표로 선발했다. 젊은 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우리은행 만의 다가가기 전략인 것이다.
SBS의 ‘LoL THE NEXT 2021’프로그램은 지상파 최초로 차세대 E스포츠 스타를 찾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아마추어 게이머 40인의 도전 스토리가 담겼다. 차세대 프로게이머를 뽑는 오디션에 소위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 금융사 특히 '우리은행'이 주도적으로 나선 데는 MZ세대에 좀 더 다가가고자 하는 금융권의 마음을 대변한다.
마케팅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 측은 지난해 롤챔스 스폰서쉽을 통한 미디어 노출 효과를 총 1154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롤’과 관련된 2번의 대고객 이벤트에서 각각 3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올해 8월 LCK 서머 결승전 최고 동시 시청자수는 3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천문학적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지난 13일 '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수퍼컵'이 개막했다. [사진=넥슨]](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11118181346039919d71c7606b2112162107.jpg)
신한은행도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의 정규리그를 올해부터 후원하고 있다. 해당 대회의 명칭은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로, 20대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은행의 금융브랜드 ‘헤이영(Hey Young)’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명칭이다.
신한은행은 카트라이더 리그의 스폰서쉽을 기반으로 한 제휴 마케팅을 진행 중 인데, 스폰서쉽 기념 이벤트의 경우 참여 고객만 16만 명, 트래픽 수 130만 건을 기록해 나름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E스포츠 마케팅이 신한은행으로선 첫 시도가 아니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인기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정규 리그인 ‘스타리그’를 후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E스포츠 마케팅은 점차 사라졌지만, 그로부터 10여 년 후 게임을 즐기는 MZ세대가 경기 주체로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E스포츠 시장에 돌아온 것이 됐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열린 ‘BJ멸망전 시즌1’을 후원했다. ‘멸망전’은 아프리카TV의 인기게임 BJ들이 참여하는 E스포츠 대회다. 농협은행은 이 중 LOL,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세종목에 대해 후원했다.
◆정규리그 아닌 게임단에 투자한 은행들…“‘페이커’ 카드 만들어 보세요”
KB국민은행은 게임 리그가 아닌, 게임단을 주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LOL 프로 게임단인 ‘샌드박스 게이밍’과 3년간의 '네이밍 스폰서쉽'을 체결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카트라이더팀, 피파온라인팀과도 네이밍 스폰서쉽을 추가로 진행했다.
현재 스폰서쉽을 맺은 E스포츠팀은 ‘리브 샌드박스’라는 팀명으로 활동 중이다. ‘리브 샌드박스’는 국민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인 ‘리브(Liiv)’와 샌드박스 게이밍을 결합한 명칭이다. 이는 리브 브랜드의 노출과 해당 게임단에 매료된 이른바 ‘찐팬’을 ‘충성고객’으로 유입시키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를 오픈했다. [사진=KB국민은행]](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11118181426001089d71c7606b2112162107.jpg)
이에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까지 ‘리브 샌드박스’ 선수들의 친필 사인 유니폼을 증정하는 '눈 응원 인정 샷 '이벤트를 열었으며, 최근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E스포츠 리그 응원 공간인 ‘리브 샌드박스 아레나’를 오픈 했다. 비대면을 통해 코로나19에도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하나은행은 LOL 최고 인기팀 ‘T1’을 잡았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 CS T1’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하나은행은 ‘페이커(본명 이상혁)’를 비롯한 T1 소속 선수들에 대한 자산관리 전담팀을 출범시킨 바 있다.
하나은행은 하나카드와도 손잡고 ‘T1 체크카드’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MZ세대에 특화된 ‘영하나 체크카드’의 혜택에 T1 굿즈샵 최대 15% 할인, T1 굿즈샵 구매 금액의 10% 캐시백 등 T1 팬 전용 특화 서비스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과 하나카드가 지난 6월 SKT, CS, T1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LOL)’ MZ세대 팬들을 위한 ‘T1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사진=하나은행]](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11118181358017999d71c7606b2112162107.jpg)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무관중으로 진행된 이벤트 ’2020 하나원큐 집롤대회’를 열기도 했다. 해당 대회엔 ‘페이커’와 T1 소속 ‘테디(본명 박진성)’ 선수가 해설 위원으로 나와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최근 은행권의 'E스포츠 마케팅 선호도 급증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선 그동안 은행들이 MZ세대에 대해 무관심하고 소홀했던 결과 잃어버린 영향력을 다시 회복 시키려는 몸부림으로 본다.
‘빚투’나 ‘영끌’에서 나타나 듯 젊은 세대가 은행권의 주요 고객 층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기존 마케팅은 철저히 중·장년층에 맞춰져 있다 보니 미래 고객인 MZ세대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치 못하고 있다. 이에 세대를 아우르는 이른바 ‘새 판 짜기’가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고객층이나 시스템 등 은행의 모든 영역에 걸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특히 M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금융 서비스 이용에 적극적이고, 충분한 금전적 능력과 파급력도 갖춘 주요 고객층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E스포츠는 시장 적 측면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MZ세대 고객에 대한 영향력 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며 “다른 기업이나 금융사가 선점한 영역도 비교적 적은 데다가 최근 디지털 화 되고 있는 은행의 프로세스와도 맞물릴 수 있는 요소도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