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ATM 설치 대수, 지역사회 협업 등 주요 키워드 부상
현 시금고 신한은행과 104년간 시금고였던 우리은행 2파전 양상
현 시금고 신한은행과 104년간 시금고였던 우리은행 2파전 양상
![현재 서울시 1·2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사진=뉴시스]](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20311092041068449d71c7606b2181461757.jpg)
서울시가 향후 4년 간 시의 자금을 관리하는 차기 시금고 선정 작업에 나서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금고 경쟁 방식 설명회에 시중 5대 은행이 참석의사를 밝힌 가운데, 특히 현 시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과 과거 100여 년 넘게 시금고를 맡아왔던 우리은행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시가 공개경쟁 방식에 의한 차기 시금고를 선정하기 위해 희망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해당 설명회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현 시금고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의 약정 기간이 올해 말로 만료되는 데 따른 조치다. 서울시는 설명회 이후 오는 4월 5∼11일 제안서를 접수하고, 이후 전문가와 시의원 등으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평가를 진행한 뒤, 5월 중으로 금고업무 취급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차기 금고 약정기간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총 4년이다.
시금고의 주요 업무는 서울시의 자금관리, 세입금 수납 및 이체, 세출금 지급 등이다. 관리 대상인 서울시 예산 규모는 올해 기준으로 47조7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국 시금고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이번 시금고 평가의 핵심 키워드는 ‘ESG’다. 서울시는 이번 시금고 지정 평가항목으로 ‘녹색금융 이행실적’을 신설 평가하고, 금고업무 운영능력과 금융기관의 비대면 디지털 금융 추세를 반영한 ATM 등의 시민 편의성 항목을 강화했다고 공시했다.
실제로 평가항목의 배점기준을 살펴보면 녹색금융 이행실적이 2점이며,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에는 7점이 배정됐다. 특히 시민 이용 편의성은 무려 18점이 배정됐는데, 기존엔 지점 수만을 평가했지만 향후 관내 무인점포 수, ATM 설치 대수까지 고려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전히 배점이 가장 높은 항목은 ▲금고업무 관리능력(28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5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0점) 등이다.
또한 시금고는 현행 복수 금고 체제를 유지한다. 통상 제1금고는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를 관리하고, 제2금고는 기금 관리를 맡는다. 현재 1금고는 신한은행이, 2금고는 우리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평가에서 최고 득점한 은행이 차기 시금고 우선지정대상이 된다.
특히 이번 시금고 선정에 우리은행의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서울시금고는 1915년 경성부금고 때부터 104년간 우리은행이 담당해왔지만, 지난 2018년 신한은행과의 입찰 경쟁에서 서울시 금고지기 타이틀을 내줘야 했다. 특히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경우 이번 시금고 쟁탈전이 행장 취임 후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사활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현 서울시금고인 신한은행은 과거 서울시 출연금 부문에서 우리은행을 따돌리고 시금고 타이틀을 쟁취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ATM 설치 대수(2094대)에서 다른 시중은행을 앞서고 있으며, 배달앱 ‘땡겨요’ 통해 서울시 6개구과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금고 선정에 강점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이병한 서울시 재무국장은 “차기 시금고 지정에는 시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시민의 편의를 증대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우수한 금융기관들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시금고가 지정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