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하락 본격화…3분기에도 개선 쉽지 않을 듯
가계·기업대출 수요 증가…원화대출 성장세 지속
가계·기업대출 수요 증가…원화대출 성장세 지속

하반기 가계와 기업의 대출 수요가 지속 증가하면서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가 종료되면서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축소되는 점은 우려되고 있다. 또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41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4조8876억원) 대비 9.73% 감소한 수치다.
각 회사별로는 KB금융만이 지난해 3분기보다 7.02% 증가한 1조360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신한금융(1조2434억원·22.02%↓), 하나금융(9574억원·14.64%↓), 우리금융(8504억원·5.49%↓) 등은 순이익이 뒷걸음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금융지주들의 실적 역성장 전망은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4대 금융지주는 9조18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이 거둔 이자이익만 19조8472억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18조9952억원) 대비 4% 증가한 수치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1분기보다 2분기로 갈수록 둔화된 업황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자이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둔화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KB금융(+0.06%포인트)과 신한금융(+0.06%포인트)은 전 분기보다 NIM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고, 하나금융(-0.04%포인트)과 우리금융(-0.06%포인트)은 NIM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운용수익률 둔화와 조달비용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3분기에도 NIM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연체율도 문제다. 4대 금융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말 0.31∼0.41%에서 올해 2분기 0.40∼0.52%로 상·하단이 각각 0.09%포인트, 0.11%포인트 높아졌다.
연체율이 계속 오르면서 커지는 대손비용 부담도 향후 실적의 변수다. 4대 금융지주가 상반기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3조924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963억원) 대비 무려 1조9279억원(96.5%) 늘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한 연체율 상승에 따른 금융 불안에 당국이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NIM 하락에도 대출자산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하나금융 2.4%, KB금융 1.1%, 신한금융 0.6%, 우리금융 0.9%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하나금융이 6.1% 증가했고 이어 KB금융(2.4%), 신한금융(2.4%), 우리금융(0.4%) 순이었다.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주택의 대출수요지수는 전분기(14)보다 소폭 오른 19로 전망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수요지수는 각각 14와 19로 전망됐다. 대출수요지수가 플러스(+)이면 대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는 은행이, 마이너스(-)이면 대출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는 은행이 더 많다는 뜻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대출 성장 측면에서는 가계대출 역성장 추세가 완화되며 기존 0%대 성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다만 현재 시장금리 반등 추세 및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상 등을 고려했을 때 2분기 중 나타난 가계대출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높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