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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GA發 ‘신계약 전쟁’…‘시책비’ 증가로 ‘실적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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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GA發 ‘신계약 전쟁’…‘시책비’ 증가로 ‘실적악화’

보험 판매 시, 설계사에 ‘월납보험료’ 300% 이상 지급
GA 영업 의존도↑…판매경쟁 과열, 되레 수익성 위협
보험판매 시장이 GA 중심으로 과열하면서 비용증가로 인해 보험사의 수익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보험판매 시장이 GA 중심으로 과열하면서 비용증가로 인해 보험사의 수익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보험회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과도한 판매 경쟁이 되레 수익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설계사에게 주는 ‘판매촉진비’(시책비 ) 등 비용부담이 가중하기 때문이다.

21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을 보면 올해 1분기 주요 보험회사별 GA채널 판매비중(보장성보험 월초보험료 기준)은 한화생명이 100%로 가장 높고 현대해상 61%, DB손해보험 59%, 삼성화재 50%, 삼성생명 31%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속설계사 및 GA 자회사 조직의 규모가 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GA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재 설계사 규모(전속설계사+GA 자회사)는 삼성생명이 2만9000명으로 가장 많고, 한화생명(2만5000명), 삼성화재(2만3000명), DB손해보험(2만1000명), 현대해상(1만3000명) 정도다.

보험회사들은 그간 IFRS17 이후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보하기 위해 GA 중심으로 영업채널을 재편해왔다. GA에 소속된 설계사는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소비자들의 보험상품 비교 수요가 증가하고 GA 채널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GA의 영향력이 확대하는 추세다.

문제는 이런 영업 방식이 보험사의 비용부담을 가중한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보험회사들이 GA소속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시책비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올해 초에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경쟁이 과열하면서 한화생명 소속 GA들이 최대 320%의 시책비를 내걸기도 했다. 종신보험 판매 시 설계사들에게 월보험료의 무려 32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셈이다. 삼성화재 역시 4세대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을 신규 판매하는 보험설계사에게 월납 보험료의 300%를 지급한 바 있다.
시책비가 과도해지면 보험회사의 사업비가 늘어나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보험회사의 사업비에는 보험계약을 유치·유지하는 데 드는 수당과 점포운영비, 시책비, 광고·선전비,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 설계사는 계약을 유치하는 만큼 수당과 시책비를 받는다.

GA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시책비 등의 신계약비가 추가로 투입되기 때문에 보험상품의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GA 설계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GA 설계사들이 과다한 시책비를 요구하고, 일부 보험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GA 설계사에게 높은 시책비를 보장하는 악순환이 지속하고 있다.

현재 시책비를 통제하기 위한 규제는 지난 2020년 도입된 ‘1200%룰’이 마련해 있다. 가입 첫 해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당이 월 납입 보험료의 12배 이내에서만 지급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그런데 보험사들은 13회차 이후 시책 조건을 내걸었고, 규제 사정권 밖 13회차부터 차익 거래가 급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다만 금융감독원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보험료 납입 12회차 이후에 대한 회차별 차익 발생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고, 차익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수준으로 수수료 및 시책 지급기준(환수 포함)이 재정비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GA에 과다한 시책비를 지급하게 되면 결국 보험료 인상과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판촉비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