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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공세] 연준 매파적 기조에 주요국 통화가치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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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공세] 연준 매파적 기조에 주요국 통화가치 '휘청'

유로화·위안화·엔화 등 줄줄이 약세

지난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킹달러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사진은 미국 달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킹달러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사진은 미국 달러. 사진=로이터


미국 긴축이 장기화되면서 '킹달러'가 다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달러 가치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추석 전인 9월 27일 환율은 장중 1356.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단기 1400원대를 넘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와 유럽 경제를 대표하는 독일의 경기 부진으로 유로화 환율이 약세다. 중국도 부동산 부실 우려 등으로 위안화 환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엔화는 완화적 통화정책 등으로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50엔에 근접했다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달러화 강세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채금리 상승, 탄탄한 경제기초(펀더멘탈),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지속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일본 등은 미국과 금리 격차 확대, 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추세다.

미국 금리 상승 전망에 힘입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평가하는 달러인덱스는 106을 돌파했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달러인덱스는 6% 이상 올라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까지만 해도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로 떨어지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도 100 아래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어느정도 안정되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9월부터 시장 분위기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9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회의에서 연준이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6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달러화 강세 기조가 강화되는 등 글로벌 금융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추석 전인 9월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마감했다. 장중 1356.0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추석연휴 이후 1400원까지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시장불안이 감지되면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달러 강세에 따른 주요국의 환율 흐름과 큰 틀에서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며 “특별한 요인 없이 투기적인 흐름이 나타나거나 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당국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국의 경기 침체도 강달러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중국은 부동산발 위기로 흔들리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정책금리 동결 및 외환 자율규제 기구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리스크, 내수 둔화 등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발 위기가 확산되면서 먼저 금리 인하를 시작한 칠레, 헝가리 등의 신흥국 통화가치도 급락했다. 특히 칠레 페소는 지난 분기동안 주요 중남미 통화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달러 대비 10%이상 떨어졌다.

유로화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견조한 미국 경제에 비해 유로존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유럽 경제를 대표하는 독일의 경기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유로존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침체 압력이 커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지속적인 완화적 통화정책과 미국과의 금리 차 확대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엔화는 대략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달러당 150엔에 근접했다.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해 시장에서 달러매수·엔화 매도가 이어지면서 엔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달러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러드 커 키위뱅크 수석이코논미스트는 "지금은 유로나 파운드 등 다른 통화보다 달러가 낫다"며 "달러 강세가 조금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