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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위기 재점화③] ‘2금융권’ PF 축소 뚜렷… 시행사 "자금난에 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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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위기 재점화③] ‘2금융권’ PF 축소 뚜렷… 시행사 "자금난에 공사 중단"

“서류만 받아도 됐는데”…현재 지분 없으면 사실상 대출 ‘불가’
분양률 100% 아니면 본PF 전환 못해…‘옥석 가리기’ 돌입한 듯

2금융권이 PF관련 대출을 틀어막으면서 자금난을 호소하는 시행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금융권이 PF관련 대출을 틀어막으면서 자금난을 호소하는 시행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보험사와 캐피털,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문턱을 높이면서 시행사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시행사들은 그간 토지매입 등에 필요한 자금을 2금융권으로부터 대출 받아 왔는데 2021년 하반기 부동산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금융회사들이 심사 등을 강화하고 있다.

자금줄이 막힌 시행사들은 현재 놀고 있는 사업장이 적지 않아 건설업 전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업계에선 사업성이 보장된 사업장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워낙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 금융권에서 보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8일 금융권과 부동산개발업계 보험사와 캐피털 등 2금융권에선 최근 PF관련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규모도 늘리지 않는 등 제한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캐피털사 한 관계자는 “부동산 위기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태영건설 사태로 리스크가 확대할 가능성도 있는만큼,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보험사 관계자도 “PF대출을 아예 접은 것은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신중해졌다”면서 “아무래도 보험금을 가지고 대출을 하다보니, 선순위 중에서도 검증된 건이 아닌 이상 대출을 매우 까다롭게 취급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PF는 한때 2금융권 고수익원으로 각광받던 사업 포트폴리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시기가 종료하고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꺾이자 대부분 금융회사가 리스크 관리 태세로 전환했다.

은행 다음으로 PF가 많은 보험사만 봐도 대출을 더이상 늘리고 있지 않다. 생명보험사 중 PF관련 ‘지급보증대출’이 가장 많은 보험사는 삼성생명인데, 재작년 말부터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삼성생명의 지급보증대출 규모는 2022년 말 4조7111억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4조2931억 원으로 약 9% 감소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최근 1년 사이 1조 원대에서 거의 변동 없는 수준이고, 동양생명도 1조2000억 원대를 유지했다. 다만 IBK연금보험의 경우 PF관련 지급보증대출이 1년 만에 18%(1838억 원) 증가한 1조1578억 원을 기록해 거의 유일하게 취급고를 확대했다.

2금융권은 시행사들에게 적용하는 대출요건도 더 까다롭게 하고 있다. 최근 금융회사들은 PF 대출 자기자본 요건(시행사+투자자 지분)을 20~40% 안팎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부실이 본격화되자 손실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자본 비율을 높이라는 요구다.
2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개발업계는 사업은 올스톱했다. 과거에는 땅값의 계약금 정도만 시행사 자금을 넣고 토지대 잔금부터는 브리지론(사업 초기 토지 매입 및 인허가용 단기 차입금)으로 마련한 뒤 그 이후에는 본PF를 일으켜 브리지론을 갚고 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조달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본력이 없으면 사업을 진척시킬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분양률 기준도 한층 더 강화했다. 브리지론 상태에 있는 하이엔드 주택 개발 사업지들은 본PF 전환을 못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본PF 전환 조건으로 사전 분양률 100%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행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단 서류는 받는 분위기였는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금융기관에서 시행사 지분이 없으면 대출을 안 내주는 분위기”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