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3년 중 손상화폐 폐기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으로 환수된 화폐 중 훼손·오염 등으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돼 폐기한 손상화폐(동전 포함)는 4억8385만장으로 1년 전(4억1268만장) 보다 17.2%(7117만장)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3조8803억원 규모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상거래 회복에 따른 화폐환수 경로의 정상화, 5만원권 유통수명 도래에 따른 손상권 증가, 시중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환수금액이 늘어나면서 폐기로 판정된 화폐 규모도 덩달아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지폐 권종별로는 1만원권이 2억3775만장으로 가장 많았고, 1000원권(1억4369만장), 5만원권(2493만장), 5000원권(2095만장) 순이었다.
동전은 100원화가 3391만개로 가장 많이 폐기됐고, 이어 10원화(980만개), 500원화(837만개), 50원화(444만개) 순으로 많았다.
화폐가 손상되는 경로는 지폐의 경우 화재나 습기로 인한 손상이 가장 많았고 동전은 연못 등에 던지면서 훼손된 사례가 다수였다.
최근 서울에 사는 이모씨는 자택 화재로 불에 탄 지폐 1910만원을 한은에 방문해 새 돈으로 바꿔갔다. 또 전남에 사는 홍모씨는 땅속에 묻어두었다가 습기로 인해 부패한 지폐 1547만5000원을, 인천에 사는 이모씨는 습한 장소에 장기간 보관하여 부패한 지폐 1972만5000원을 새 돈으로 교환했다.
광주에 사는 정모씨는 연못에서 수거한 손상주화 339만1000원을 새 돈으로 바꿨다. 동전의 경우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를 제외하고 액면금액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한은은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매년 화폐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만큼 '돈 깨끗이 쓰기'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