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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주 열풍 숨고르기... 금융사들 주주친화 ‘메리츠금융 벤치마킹'이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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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주 열풍 숨고르기... 금융사들 주주친화 ‘메리츠금융 벤치마킹'이 해법?

메리츠금융 자사주 매입·소각, 안정적 이익 등…주가 2021년 초 대비 577% 상승

주주환원책에 집중하는 장세에서 메리츠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이미지 확대보기
주주환원책에 집중하는 장세에서 메리츠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메리츠증권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로 급등했던 금융주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고질적인 저평가 금융주들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만으로 장기적인 추세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이 자사주 매입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강화해야 높은 가치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주주환원책에 집중해 600%에 육박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메리츠금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이 고질적인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금융사 중 메리츠금융의 주주 친화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합병해 하나의 회사 체제로 전환했으며, 2023년 회계연도부터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한 총 주주환원율을 연결 당기순이익의 50%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지켜가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 도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를 일률적으로 소각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 자사주를 활용해 편법으로 신설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등의 편법은 막을 예정이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불확실한 지금, 단순히 저PBR에 자사주가 많은 기업을 매수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이다. 가장 효과가 높은 주주환원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는 매입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 악용하는 등의 사례가 많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실현한 메리츠금융 주가는 2021년 초 대비 577% 상승하는 등 지속적 상승세를 보였다. 메리츠금융은 자사주 취득 후 100%에 달하는 소각률을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금융 시가총액은 최근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제치고 금융업계 시총 3위를 기록했다.

결국 저평가된 종목 주가가 지속 가능하게 상승하려면 안정적인 이익잉여금, 주주 친화 정책의 지속가능성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저PBR 기업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려면 단순히 저PBR 자체에 주목하는 테마성 투자보다는 장기적으로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에 집중하는 장기적 투자를 끌어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보험주 등 일부 금융주는 장기적으로 보면 이번 저PBR 열풍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종의 12개월 선행(12MF) PBR은 생명보험이 0.28배, 손해보험이 0.55배 수준으로 금융업종에서도 낮은 편에 속하지만 해약환급금 준비금 등을 준비해야 하는 업종 특성상 단기간에 주주환원책을 확대할 수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반면 우리금융·KB금융·하나금융·신한금융 등 은행업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사주 소각 의지를 밝힌 만큼, 정책이 지속된다면 지속적 주가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6일 예보 보유 잔여지분 1.24%(935만7960주)를 연내 매입한 뒤 이를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우리금융 종가 1만475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자사주 소각 규모는 138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