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10개월째 증가세
주담대 1월 기준 역대 두 번째 증가폭
한은 "금리 내리면서 대출수요 자극"
주담대 1월 기준 역대 두 번째 증가폭
한은 "금리 내리면서 대출수요 자극"

정부의 전방위적 가계대출 억제 대책에도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3조4000억원 증가한 109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면 주담대 수요가 줄어든다. 하지만 주택시장 부진 속에도 주담대 증가폭이 역대 두번 째로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초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주담대로 확대되면서 대출금리가 하락했고, 이달 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주담대다. 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담대는 1월 중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5조1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1월 기준으로는 통계 속보치 작성을 시작한 2004년 1월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반면 연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 영향으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달 중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주택경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주담대 증가세가 여전한 것은 대출금리가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초 원스톱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은행간 금리 경쟁이 촉발됐고 한국은행 기준금리(3.5%) 보다 낮은 3% 초반대 주담대 금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만7000호 수준이였던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월 3만4000호 △10월 3만2000호 △11월 2만7000호 △12월 2만4000호 등으로 감소 추세다.
추명삼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 금리 하락이 일정 부분 주담대 수요를 높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주택매매 거래는 2~3달 전 축소됐으나 예상보다 덜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를 앞두고 '막차 수요'도 몰렸다. 또 금융당국이 2월 중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스트레스 DSR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미리 대출을 받아두려는 수요도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1년 한시 운영하기로 했던 정책금융상품였던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달 29일 신청·접수를 마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 최종 유효신청금액은 43조3807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오는 26일 은행권 주담대에 우선적으로 스트레스 DSR이 도입하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꺾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여전히 DSR 규제 예외를 적용하는 정책대출상품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말 출시된 신생아특례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윤 차장은 "신생아특례대출은 지난해 출시됐던 특례보금자리론과 비교해 대상과 소득요건 등 제약요건이 많다"면서도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 사례처럼 (대출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향후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1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과 달리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월 중 2조6000억원 감소했다. 전월(2조9000억원) 보다 감소폭은 축소됐지만 감소 흐름은 이어졌다.
세부적으로는 상호금융권(-2조5000억원)과 보험업권(-5000억원)은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했고 여전사(+4000억원)와 저축은행(+1000억원)은 늘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