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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고삐] 집값 하락기에 대출한도 '뚝'… 거래실종 장기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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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고삐] 집값 하락기에 대출한도 '뚝'… 거래실종 장기화되나

서울 영등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영등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오는 26일 '스트레스 DSR' 제도를 시행하면서 얼어붙은 부동산 거래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매수세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 강화가 매수세를 더 냉각시키는 요인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대출규제에 민감한 국내 주택시장 특성상 빠른 시일내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계약건수(서울부동산정보광장 2월 16일까지 신고 기준)는 2058건으로 집계돼 전월(1827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1월 주택거래는 계약 후 이달 말까지 신고해야하므로 아직 신고하지 않은 물량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월평균 거래량'에 비하면 낮은 수준의 거래량이지만 반등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거래 절벽’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8월 3899건을 찍은 뒤 같은 해 9월(3400건), 10월(2337건), 11월(1843건), 12월(1827건) 등 계속 내리막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오는 26일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DSR 제도'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DSR 산정 시 향후 금리가 오를 것을 염두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우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적용되는데 금융당국은 연내 전금융권 모든 대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계획대로 100% 규제가 확대될 경우 개인별 대출한도가 현재보다 최대 16%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교수는 "금리 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 시행되면 가뜩이나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격 전망과 수급 동향 등의 지표가 조금 올랐다가 최근 들어 다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트레스 DSR 도입 등 대출규제 강화로 주택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생아특례대출이 흥행하면서 스트레스 DSR 도입의 영향을 일부분 상쇄하겠지만 시장을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지난달 29일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은 까다로운 요건에도 불구하고 출시 일주일만에 9631건(2조4765억원)의 신청이 몰린 상태다. 특히 정책모기지로서 DSR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 도입 여부와 관계없이 높은 대출한도가 나온다.

하지만 대상자가 적어 시장 분위기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신생아특례대출이 1%중반대 정도 매력적인 금리 수준을 제시하면서 급매 물건을 매입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며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대출한도까지 줄면서 실제 금리가 내리기 전까지는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