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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산불·태풍… '이상기후발 리스크' 재보험 비용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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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산불·태풍… '이상기후발 리스크' 재보험 비용 급증

한국서는 새 국제회계제도 도입으로 공동재보험 필요성도 증가세…요구자본 관리에 효과적

사진=코리안리.
사진=코리안리.


최근 이상기후로 폭우와 폭염, 태풍을 비롯해 산불까지 번지면서 '보험사들의 보험'인 재보험 수요와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괌과 하와이 등 대규모 산불과 태풍같은 자연재해 등 발생이 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전 세계에 치명적인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하자 '보험사들의 보험'인 재보험 수요 및 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보험이 개인이나 기업의 손실을 보상해주는 제도라면, 재보험은 보험사들이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는 상황을 대비해 드는 보험이다.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와 폭염, 태풍이 잦아지면서 재보험 수요와 재보험료율은 가파른 증가세에 있다.
한국의 대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 따르면 한국의 2023년도 재보험요율이 37% 상승하며 1992년 이래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재보험료율은 2018년부터 추세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업종의 재보험 비용은 최근 5년간 연간 평균 8%씩 증가했으며, 생명보험 업종의 재보험 비용은 최근 5년간 연간 평균 13%씩 증가했다.

재보험사들의 보험료가 오르는 이유는 재보험사들이 보험사들에 지급하는 보험금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태풍 힌남노 등 자연재해가 일어난 2022년도 전업 재보험사 보험 손익은 전년(153억원)보다 93억원 줄어든 60억원을 기록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국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이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재보험사들의 보험금 손실도 덩달아 늘었다.

제도 및 경제환경 변화로 보험사들의 자본관리가 더 중요해지면서 재보험의 일종인 공동재보험 수요도 증가세에 있다. 코리안리는 올해 초 삼성생명과 7000억원 규모 공동재보험 계약을 맺었다.

공동재보험은 원수보험사가 위험보험료뿐 아니라 저축 및 부가보험료를 재보험사에 출재해 금리리스크, 해지리스크 등도 함께 이전하는 제도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전환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원수보험사들의 요구자본이 83% 증가하면서 공동재보험 수요도 발생중이다. 공동재보험을 들면 원수보험사는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할 수 있고 요구자본 감소로 재무건전성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보험전문가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전환 과정에서 당분간 재보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재보험요율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공동재보험뿐 아니라 대량해지 리스크 출재 수요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괌과 하와이에서 발생한 대규모 자연재해로 DB손해보험의 당기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21.1% 축소됐다. DB손해보험이 22일 발표한 2023년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DB손해보험 작년 순익은 1조53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1% 줄었다.

DB손보는 대규모 산불과 태풍이 발생한 하와이, 괌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보험을 판매하고 있어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순이익 하락으로 DB손보는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메리츠화재에 2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하와이 산불로 인해 DB손보 등 원수사로부터 재보험을 수재한 코리안리도 큰 폭의 당기순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코리안리의 2023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479억원에서 240억원으로 239억원(49.8%) 줄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