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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실손①] 주사 한 방이면 되는데 입원해 ‘1000만원’ 수령…비급여 통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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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실손①] 주사 한 방이면 되는데 입원해 ‘1000만원’ 수령…비급여 통제 ‘시급’

줄기세포 치료 비용 100만원 → 입원하면 최대 2000만원 ‘껑충’
입원일수 따라 보험금 지급 ‘천차만별’…과잉진료發 보험금 누수
실손 적자 매년 1조~2조원…업계, “비급여 항목 개선” 빗발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업계가 실손보험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병원 대기실 전경. 사진=연합뉴스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업계가 실손보험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병원 대기실 전경. 사진=연합뉴스

최근 비급여 항목인 ‘골수 흡인 농축물 관절강내 주사 치료’(골수줄기세포 주사)가 급증하는 등 신기술과 과잉 진료가 만연하면서 실손보험금 지급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이 치료 기법은 백내장 다초점렌즈 삽입술로 대표되는 많은 실손보험 비급여 항목처럼 ‘과잉 진료’로 지목되고 있다.
굳이 입원까지 필요한 사안이 아니지만, 일부 병원에서 입원을 유도해 보험금 지급 규모를 키우고 있다. 정부와 업계가 실손보험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보험료 인상과 4세대 전환을 유도하고 있지만, 비급여 항목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매년 적게는 1조원에서 많게는 2조원까지 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과잉 진료와 소비자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보험금 누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의 골수줄기세포 주사 관련 보험금 청구 건수는 작년 말 기준 856건(33억9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7월 청구 건수가 32건, 지급액이 9000만원에서 각각 2575%, 3676% 급증한 수준이다.

줄기세포 시술은 과거 10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병원에 따라 최대 2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술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신체 일부에서 골수를 빼내 무릎관절 등에 삽입하는 방식인데, 시술 시간은 고작 1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 입원 등을 권유하면서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진료비용을 보장하는데 질병 종류에 따라 차별을 두지는 않는다. 그러나 입원 일수에 따라 최종 진료비용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보험금 누수가 심각하다. 보장 범위가 한정적이지 않고 포괄적이라서 병원에서 정해주는 비용에 따라 보험금 청구 규모도 달라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런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다. ‘백내장’ 치료라든지, 코막힘 수술인 ‘비밸브 재건술’ 역시 과도한 보험금 청구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보험료 수익에서 발생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뺀 실손보험 손익은 지난해 1조5300억원으로 적자다. 실손보험 손익은 2018년 1조1965억원 적자가 난 이후 매년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실손보험료가 매년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험사와 환자 간 분쟁도 심화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사를 통해 정당한 진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보험사가 과잉 진료를 이유로 보험금을 일부만 주거나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정부와 보험사들은 보험금 누수를 예방하기 위해 보험료를 올리거나 자기 부담금이 있는 4세대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눈에 띄는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비급여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한다. 의료비용 자체가 의사 한 명에 의해 결정되다 보니, 보험금 청구 규모도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의사 혼자 진료비용이나 수술비용 모두 결정하다 보니 같은 진료라도 병원에 따라 제각각인 측면이 많다”면서 “비급여 항목에 대한 근본적인 통제가 선행되지 않는 이상 실손 적자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